`박인권 화백의 만화 을 선행학습한 뒤 SBS 을 비교해 보는 재미는 은근히 쏠쏠한데, 그 하드코어하면서도 호방하기 짝이 없는 전개를 어떻게 옮겼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의 백도야는 의 순정남 백도훈(정윤호)과 달리 날티 나는 마마보이다. 그런데 하류의 계략으로 모든 것을 뺏기고 재벌가 며느리 자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주다해는 수하를 시켜 남편 백도야에게 시너를 뿌리고 태워 죽인 뒤 하류에게 뒤집어씌운다. 그렇다면 최근 에서 주다해(수애)의 정체를 알게 된 백도훈은 어떤 최후를 맞을 것인가. 혹시? (도훈아, 너 지금 떨고 있니?) 또한 의 후반부, 영부인 자리에 오른 주다해는 국정과 외교에 개입하고 기업으로부터 재선 자금을 뜯어내다 거센 국민적 저항과 부딪히자 청문회장에서 독을 먹고 위기를 벗어난 뒤 계엄령을 선포하려고 북한과의 전쟁을 명령한다. 실로 패기 넘치는 스토리텔링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하류(권상우)의 어설픈 복수에도 불구하고 은근한 중독성을 띠며 어느새 3분의 2 지점까지 달려온 이 이 기괴한 스펙터클을 어떻게 소화해낼 것인지 궁금하다. 1부에 등장했던 청와대 압수수색과 한 발의 총성만으로는 왠지 아쉬운 기분은, 역시 거부할 수 없는 성인극화의 마력 때문인 걸까.
SBS 제공
처절한 사랑, 끝없는 욕망, 알뜰한 앙갚음의 드라마. 의 기획 의도는 이렇게 맺는다. “이 시대 인스턴트 사랑에 의문을 던져본다.” 틀린 말은 아닌데, 이 어색함은 무엇인가? 그러다 어느덧 내 입에도 붙어버렸다. 이 드라마는 의문을 던져보는 재미로 본다. 놀람과 놀램의 반복.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동그래지는 주다해의 눈동자에 의문을 던져본다. 이것은 의 눈알 뒤집기와 맞설 만한 경악의 상징체가 되지 않을까 의문을 던져본다.
하류가 예의 그 발성으로 하는 “이렇게 쉽게 무너지는 모습 보여주면 재미없잖아”라는 대사에 의문을 던져본다. 처음에는 불안불안하던 백도훈의 대사는 그래도 자리를 잡아가는데, 왜 이렇게 중요한 장면에서 피식 웃게 만드는지 그 의도에 의문을 던져본다. 두 남자가 불안 발음 협주곡의 형제애를 보이는 것에도 어떤 저의가 있는지 의문을 던져본다.
끝으로 섹시의 삼단계. 호스트바에서 일하던 하류의 노출 장면을 재탕 눈요깃거리로 내놓는 건 하류다. 풀어젖힌 머리로 꽃병의 물을 받아내는 주다해의 청초함은 중류다. 주방 아주머니에게 “수고했어요. 그만 가보세요”. 백창학 회장(이덕화)의 뜻밖의 상냥함은 상류다. 그런데 진짜 보물일 석수정(고준희)의 필살 섹시는 왜 안 내놓는지 의문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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