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비클바움·마이크 버나노·밥 스펀크마이어 지음, 정인환 옮김, 빨간머리(02-6377-0500) 펴냄, 1만5천원
마이크는 ‘바비인형해방기구’(BLO)의 활동가고 앤디 비클바움은 ‘뽀뽀부대’ 창립자다. 바비인형 해방은 이렇게 이루어진다. 마이크는 지아이조와 바비인형의 음성장치를 서로 바꿔놓아 지아이조가 “아이, 수학은 너무 어려워~”라며 애교를 떨고, 바비가 “한번 죽도록 맞아볼래?”라고 말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 인형들을 상점에 반품했다. 이 이야기는 〈CBS〉 시사 프로그램 과 애니메이션 에 등장하며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다. 3년쯤 뒤 앤디는 ‘뽀뽀부대’를 창립했다. 작업하던 시뮬레이션 게임 속에 집어넣은, 난데없이 나타나 뽀뽀를 해대는 반라의 남성들이다. 이 일로 앤디는 게임업체에서 해고됐는데, 을 비롯한 유수의 언론은 앞다퉈 뽀뽀부대를 보도했다. 서로의 존재를 알아본 이들은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이렇게 전세계 언론의 주목을 끄는 일이 쉽다니…. 이것으로 더 큰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이 모여서 한 일은 ‘명의 보정 작업’이다. ‘명의 도용’이 이름을 빌려 그들인 체한다면, ‘명의 보정’은 이름과 어울리지 않는 단체에 그 명의대로 일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들이 대상으로 삼은 것은 세계무역기구. 언론 자유가 언론사 사주의 자유로 둔갑한 것처럼, ‘다국적기업 마음대로 무역’으로 변한 ‘자유무역’과 이를 관장하는 WTO의 명의를 보정한다. 그들은 gatt.org라는 사이트를 만들고 이 사이트에는 WTO의 ‘명의 보정’ 내용이 들어가 있다. 그 뒤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이 사이트를 WTO 공식 사이트로 오인한 세계 유수의 단체들이 전자우편을 보내 의견을 물어오거나 강사로 초청한 것이다. 이들은 초청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은 WTO 관련 강연을 하기 위해, 첫 도시 잘츠부르크로 떠난다. 결과는?
이들의 행적은 두 편의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고, 그중 한 다큐멘터리가 3월 중 개봉한다. 앤디 비클바움은 개봉에 즈음해 한국을 방문한다. 제7회 인터뷰 특강에도 나선다.(1등만 아는 드러운 세상 같으니! 참조)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심상용 지음, 아트북스(031-955-7977) 펴냄, 1만6천원
미술계에서는 최근 ‘마켓 프로모션’ ‘블루칩’ 같은 시장 용어를 많이 쓴다. 유명 작가의 그림을 입도선매하고, 옛 거장의 작품은 팔릴 때마다 최고가를 경신한다. 저자는 시장에서 잘나가는 것이 훌륭한 예술작품의 척도가 된 세태를 비판한다. 그는 ‘미술시장에서 과도하게 시장화된 예술의 형태’를 ‘시장 미술’이라고 부른다.
강수돌 등 지음, 레디앙(02-780-1521) 펴냄, 1만5천원
책의 물음은 단호하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진보였는가’. 책은 노무현 정부의 정책과 정치 노선, 노무현이 남긴 ‘진보’가 ‘진보가 아니었다’라고 답하는 19인의 글이다. 1장은 진보의 개념을 정립한다. 김상봉은 현실 사회주의 붕괴 이후에도 진보의 일차적 과제는 자본주의 극복이라고 말한다. 2장은 비정규직, 조세, 한반도 정책 등에서 진보사회의 밑그림을 보여준다. 이를 바탕으로 3장에서는 종합적인 대안 모델을 재구성한다.
서경식·다와다 요코 지음, 창비(031-955-3363) 펴냄, 1만3천원
서경식이 다와다 요코와 편지를 주고받았다. 서경식은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재일조선인 2세다. 다와다는 1982년 독일로 가 현재 베를린에서 살고 있다. 둘은 경계인으로 살면서 느끼는 소회를 10가지 주제를 관통해 나눈다. 특히 관심 있는 것은 ‘언어(소통)의 가능성’이다. 서경식은 ‘모어라는 감옥의 수인’으로서, 다와다는 독일어를 제2의 모국어로 여기는 이민 작가로서 모어와 투쟁하며 살아왔다.
비교역사문화연구소 기획, 임지현·염운옥 엮음, 휴머니스트(02-335-4422) 펴냄, 2만원
저자들은 파시즘이 대중의 적극적 참여로 이루어졌다는 전제를 가지고 그 속에서 여성의 역할을 살핀다. 소비에트 체제에서 여성은 트랙터 기사 등 이전에 남성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동시에 전통적인 여성상도 강요받았다. 대중독재 아래서 희생자와 공모자 사이를 오가는 모순적 상황에 더해, 여성은 더 큰 층위의 해방과 억압 사이의 갈등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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