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살까? 그 사람 머릿속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이런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것이 ‘뇌 구조 놀이’다. 특정인의 뇌를 그려놓고 그가 고민하고 있을 일이나 생각의 순서를 적어놓은 스케치 그림이다. 영화 가 한창 인기가 있던 2005년께 ‘공길의 뇌 구조’ ‘연산의 뇌 구조’ 하는 식으로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재치 있게 묘사해 게시판을 즐겁게 했던 놀이다.
구준표의 뇌 구조
한물간 줄 알았던 뇌 구조 놀이가 인기 드라마 (이하 꽃남)와 함께 부활했다.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의 ‘꽃남 갤러리’에 ‘카라멜마끼아또’라는 누리꾼이 올린 ‘꽃남 주인공의 뇌 구조’가 화제다. 구준표의 머릿속은 짝사랑하는 금잔디로 가득 차 있다. ‘금잔디 서민 주제에’가 가장 중심에 있다. ‘서민 주제에 구준표님의 키스를 거부해?’라거나 ‘잔디밭이랑 남산타워 또 가야지’ ‘호박에 줄 그으니까 좀 예쁘네!’ 등 온통 금잔디 생각뿐이다. 반면 ‘F4와의 우정’은 작은 점으로 표시해놓아 웃음보를 자극한다.
여주인공 금잔디의 뇌 구조도 구준표에 쏠려 있다. ‘구준표 자꾸 신경쓰여’ ‘구준표네 엄마는 무섭다’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 ‘빈곤한 우리 집’ ‘아르바이트’ 등 서민적인 고민도 드러난다. 소이정의 뇌 구조는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 ‘색소폰의 천재 소이정’ 등으로 플레이보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송우빈의 뇌에는 ‘호키포키’ ‘요요요 와썹’ ‘베이비는 역시 연상이 최고’ 등의 문구를 넣었다. ‘꽃남 폐인’들은 “주인공들의 성격을 재치 있게 잘 잡아냈다”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꽃남 뇌 구조 놀이의 인기를 등에 업고, 뇌 구조 놀이는 텅 빈 뇌에 특정인이나 자신의 머릿속 풍경을 채워넣는 참여형 놀이로 진화하고 있다. 블로거 ‘머니야 머니야’는 자신의 블로그에 ‘블로거의 뇌 구조’를 올려놓았다. ‘많은 방문자 수, 네이버 노출, 구글 클릭 수, 댓글, 포스팅 제목’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운데 ‘방문자 수가 자꾸 줄어가는 것에 대한 압박, 낚시를 해? 말아?, 추천 수 노심초사’ 등의 고민도 엿보인다.
포스팅 아래 공감과 동병상련의 댓글이 쏟아졌다. “대단하십니다. 어쩌면 제 뇌 구조와 저렇게 유사할 수가….”(‘지호’) “트랙백 할까 말까? 블로깅 할까 말까? 댓글 남길까 말까? 추천할까 말까? 내 글 묵히면 어쩌나?”(‘따뜻한 카리스마’)
박종찬 기자 한겨레 방송콘텐츠센터 pjc@hani.co.kr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윤석열, 얼마나 국민을 우습게 여기면 [아침햇발] 윤석열, 얼마나 국민을 우습게 여기면 [아침햇발]](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28/53_17668955612172_20251228500976.jpg)
윤석열, 얼마나 국민을 우습게 여기면 [아침햇발]

국힘, 이혜훈 예산처 장관 후보자 제명 “이 대통령과 협잡…최악의 해당행위”

‘탄핵 반대’ 이혜훈 발탁에 여권서도 “충격…포용 아니라 국정원칙 파기”

‘갔던 데가 천정궁인지 몰라’ 나경원에 최민희 “이따위 허접한 변명을…”

이혜훈 “‘적군’에게 내주기 어려운 예산처 맡기는 건 이 대통령의 진정성”

조갑제 “윤석열 ‘아내 없어 집 안 가’ 진술, 유일하게 진정성 느껴져”

국힘 격앙 ‘이혜훈 제명’ 돌입…“일제 부역 행위와 같아”

강훈식 “대전·충남 통합 추진, 국힘 45명이 저를 위해 발의했단 거냐”
![[단독] 김병기 아내 법카 의혹 “무혐의 종결”주장에 경찰 “당시 수사대상은 일부” [단독] 김병기 아내 법카 의혹 “무혐의 종결”주장에 경찰 “당시 수사대상은 일부”](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28/53_17669256030809_20251228502095.jpg)
[단독] 김병기 아내 법카 의혹 “무혐의 종결”주장에 경찰 “당시 수사대상은 일부”
![산업부 장관의 뒤늦은 중국 한탄 [유레카] 산업부 장관의 뒤늦은 중국 한탄 [유레카]](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5/1228/53_17668988680542_20251228501151.jpg)
산업부 장관의 뒤늦은 중국 한탄 [유레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