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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 미술판의 ‘중국 광풍’을 주시하라

등록 2007-01-06 00:00 수정 2020-05-03 04:24

11인의 작가가 표현한 중국 현대미술의 오늘, ‘차이나 게이트’전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현대미술에서 동양과 서양이라는 지역적 관점이 사라지고 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각국의 시각적 요소가 서구 미술에 영감을 제공한 오래전의 일이다. 이제는 유럽과 북미를 벗어난 지역의 미술가들이 주도적으로 현대 미술의 영역을 확장하면서 미술사를 개척하고 있다. 이런 흐름의 중심에 중국 현대미술이 있다. 중국 스타 작가들의 작품은 국제 미술시장에서 수십억원대에 거래되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중국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부분 스타 작가를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여 고가에 작품을 판매하려는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산하 아르코미술관이 마련한 ‘차이나 게이트’(China Gate)전은 중국 현대미술을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기회라 할 수 있다. 1960년대 이후에 태어난 작가 11명의 작품을 통해 ‘중국 광풍’의 실체에 다가서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의 미술평론가와 화상, 기획자들이 추천한 작가들은 조각, 영상, 설치, 사진 등 다양한 장르를 포괄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유머러스한 이미지가 눈길을 잡는다. 쑨푸롱의 조각조각 잘려진 에서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고, 왕닝더의 를 통해 기록의 다양한 의미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엽기와 장난이 적절히 버무려져 ‘중국적인’ 현대미술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중국 작가들은 ‘다르게 보기’를 주요 화두로 삼은 듯하다. 사물이나 주체의 속성을 다른 것으로 해석하는 작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리난난의 조각은 자연의 이미지에 현대적 감각을 입히고, 언마스크의 투명 시리즈는 마스크와 복장을 통해 신체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중국에서 떠오르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의 재미를 느껴볼 만하다. 1월31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02-760-4892. 김수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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