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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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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 외

등록 2006-09-30 00:00 수정 2020-05-03 04:24

선녀는 왜 나무꾼을 떠났을까

고혜경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9) 펴냄, 1만1천원

심청, 콩쥐팥쥐, 해님달님, 나무꾼과 선녀, 공주와 바보 이반, 연이와 버들 소년, 머리 아홉 달린 괴물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일곱 가지 옛이야기들을 통해 상처 입은 여성성을 되살려낸다. 신화학 박사이며 꿈 분석가인 지은이는 집단 무의식에 접근하기 위해 우리 옛이야기를 택했다고 말한다. 콩쥐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에 걸린 된장녀의 원형인가, 아니면 여성 영웅의 원형인가, 이야기 속의 계모는 왜 한결같이 사악할까 등의 전복적인 질문을 던진다.

토머스 헉슬리

폴 화이트 지음, 김기윤 옮김, 사이언스북스(02-517-4263) 펴냄, 1만8천원

진화론 논쟁에서 찰스 다윈의 열렬한 지지자로 ‘다윈의 불도그’라 불린 토머스 헉슬리의 인생과 사상을 추적한다. 헉슬리가 신문, 잡지 등에 기고한 글과 부인 및 동료들과 나눈 서한 등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헉슬리의 삶은 19세기 과학의 역사다. 헉슬리는 1825년 사립학교 교사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의학 교육과정 외에는 별다른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다. 그의 삶은 현대 과학자의 위상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알려준다.

천유로 세대

안토니오 인코르바이아·알레산드로 리마싸 지음, 김효진 옮김, 위즈덤하우스(02-704-3861) 펴냄, 9800원

대학을 졸업했으나 서른이 넘은 뒤에도 일정한 직업을 갖지 못한 채 살아가는 지은이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천유로 세대’,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불안정한 직업을 전전하며 1천유로 조금 넘는 소득을 가지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가리킨다. 이탈리아는 우리보다도 훨씬 전부터 청년실업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었다. 지은이들은 수수방관하고 있는 정치인들과 기성사회에 따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리엔탈리즘 예술과 역사

존 매켄지 지음, 박홍규 외 옮김, 문화디자인(02-522-4354) 펴냄, 2만2천원

서구의 건축, 디자인, 음악, 연극 등에 녹아 있는 오리엔탈리즘을 파헤친다. 기존의 오리엔탈리즘 논의는 고급문화에만 치중됐다. 지은이는 문학에만 집중하는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탈피하고자 한다. 서구는 200년 동안 동양을 타자화하면서 예술을 발달시켜왔다. 유럽은 동양을 만나면서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를 구분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디자인에서 오리엔탈리즘은 장식을 향한 혁명적 접근, 차별적인 시각을 만들어주었다.

민중의 호민관 차베스

리처드 고트 지음, 황건 옮김, 당대(02-323-1316) 펴냄, 1만4천원

미국과 부시 대통령에 대해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내는 지구상의 몇 안 되는 지도자,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에 대한 인물평. 영국 태생의 언론인인 지은이는 차베스에 대한 우호적인 시각으로 글을 전개해나간다. 차베스가 선동가나 포퓰리스트라는 의심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시행한 일련의 정책들 때문이다. 이런 정책들을 가능케 한 것은 석유 국유화 조치였다. 구세력과 야당의 저항을 뚫고 이뤄낸 국유화는 ‘볼리바르주의’의 무기가 되었다.

팔레스타인의 눈물

오수연·자카리아 모함마드 엮음, 오수연 옮김, 아시아(02-821-5055) 펴냄, 9800원

팔레스타인에서 현역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9명의 작가가 쓴 11편의 산문을 모았다. 아다니아 쉬불리의 ‘먼지’는 중무장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키는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고 불시에 검문을 강요당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일상과 내면을 그려낸다. 자카리아 모함마드의 ‘취한 새’는 목을 틀어 뒤를 돌아보고 있는 신화 속 이상한 새 필리스트를 통해 팔레스타인의 역사와 자신의 생애를 돌아본다. 홍미정 교수의 팔레스타인 분쟁사도 함께 실었다.

에코머니

가토 도시하루 지음, 윤전우·제진수 옮김, 이매진(02-3141-0917) 펴냄, 1만5천원

에코머니는 1997년 시작돼 2000년대 들어 약 800개로 늘어난 일본의 지역통화다. 책은 에코머니의 역사와 현황, 미래에 대해 살펴본 종합 보고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치가 줄어드는 지역통화는 과잉 발행에 따른 인플레 염려가 없으며, 커뮤니티 내에서 생겨나는 새로운 종류의 화폐다. 경제적 교환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교환수단인 것이다. 따라서 에코머니는 환경, 복지, 교육, 문화 등의 가치를 커뮤니티에서 유통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지중해의 기억

페르낭 브로델 지음, 강주헌 옮김, 한길사(031-955-2010) 펴냄, 2만5천원

아날학파의 대표적 역사가 페르낭 브로델의 유고작. 지중해의 방대한 고대사가 펼쳐진다. 신석기 시대 농부들에 의한 정복, 과학과 예술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인 중동, 페니키아의 지칠 줄 모르는 뱃사람과 상인들, 이오니아의 문자와 철학 등에 심취한 지은이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역사적인 사건들에 대해 지은이는 그 사건들의 결과, 지정학적으로 주변 세계에 미친 영향, 승리와 패배에 주어진 의미 등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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