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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타임] 무대 메커니즘의 최고봉

등록 2005-06-09 00:00 수정 2020-05-03 04:24

사랑의 상처를 품은 클래식 뮤지컬의 대표작 <오페라의 유령>

▣ 박병성/ 뮤지컬 평론가

뮤지컬 장르는 상업적이고 대중적이다. 그래서 저속하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뮤지컬은 대중적인 작품부터 클래식한 작품까지 상당히 층위가 넓다. 클래식한 뮤지컬 중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오페라의 유령>이다. <오페라의 유령>은 <캣츠> <에비타> <스타라이트 익스프레스> 등을 만든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최고의 전성기 때 만든 작품이다. 팝오페라 형식을 표방하며 작품 전체를 클래식한 음악으로 구성했는데, 작품 중에 나오는 <the phantom of the opera>나 <think of me> <music of the night>는 클래식한 음악이 얼마나 대중들과 행복하게 만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오페라의 유령>의 샹들리에가 무대 바닥으로 곤두박질하는 장면은 <미스 사이공>의 헬기 장면과 <라이온 킹>의 들소 떼 장면과 함께 지금까지도 무대 메커니즘의 최고봉으로 꼽는다. 수많은 촛불들이 깜박이는 가운데 나룻배가 자욱한 안개 속을 헤치고 오페라하우스의 지하 은신처로 향하는 것 역시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의상은 19세기 무대의상을 고증했는데, 2막 첫 장면에 나오는 마스크 레이드의 의상은 현란한 조명이 덧입혀져 화려하고 장식적인 아름다움을 전한다.
1986년 런던 초연 이후 지금까지도 종영일을 알 수 없는 <오페라의 유령>은 아름다운 음악과 화려한 무대와 의상만으로 지금의 영광을 얻은 것은 아니다. 화려하고 장식적인 아름다움의 바탕에는 무엇보다 가슴을 울리는 러브스토리가 깔려 있다. 반가면으로 자신의 흉측한 외모를 가리며 평생을 살아야 했던 팬텀. 오페라하우스의 신예 크리스틴을 사랑하면서 살인과 납치 등 무수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우리는 그를 미워할 수 없다. 한쪽 얼굴이 일그러진 팬텀은 비록 외형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아픔과 상처를 지니고 있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6월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02-514-2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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