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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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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석씨의 작별인사

등록 2004-03-05 00:00 수정 2020-05-03 04:23

▷▷ 의미 찾기, 관심 기울이기

언젠가 어떤 교사가 교실 청소를 하지 않았다고 학생들을 나무랐습니다. 그 교사가 돌아가자 학생들이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성질 더럽네.” “집에서 싸웠나?” “아냐, 아까 교장선생님한테 혼나는 것 같던데….” 그런데 한 학생이 그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우리 담임이 설령 성질이 더럽거나 무슨 일이 있었다 해도, 우리가 청소를 제대로 했다면 그때도 화를 냈을까?”

이 학생은 다른 학생과 달리, 문제의 본질을 지적하면서 명제를 자기 자신에서 출발하였습니다. 논술 시험은 이렇게 주어진 문제를 제대로 보고 같은 말을 쉽게, 설득력 있게 잘 표현하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결국 수험생들은 평소 수행평가 과제를 정리하면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독서를 하면서 지금까지 무심했던 일에서 의미를 찾고, 소홀했던 사람들에게 관심을 쏟아야 깊이 있는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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