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인형’병원. 인천에서 왔다는 중학교 3학년 이희은 학생이 18년 된 강아지 인형을 가방에서 꺼내며 “제 동생을 살려주세요” 하며 울먹인다. 김갑연(57) 원장은 유심히 인형을 살펴본 뒤 피부 이식도 하고 내장과 안구도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 이건 솜을 갈고, 여기 화상에는 다른 거 덧대기보다 바늘로 짜깁기하는 걸로….”
희은이가 물었다. “얼마나 걸릴까요?”
“왜? 없으면 잠을 못 자요? 금요일에 찾아가요. 그 정도는 괜찮죠? 얜 이름이 뭔가요?” 김 원장이 되물었다.
“세미요.”
“세미씨께서 입원하셨습니다.”
인형병원을 찾는 환자는 한 달에 100여 명 된다. 20~30살 된 곰 인형, 강아지 인형 등 나이 많은 중환자가 많다. 털이 빠지거나 솜이 죽어 성형·정형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인형 수술비는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봉합 같은 단순 수술은 1만5천원이면 되지만, 피부 이식이나 안면 재건 등은 50만원까지 들기도 한다. 인형이 단종돼 새로 구할 수 없을 때 하는 인형 복제는 60만원 선이다.
국내에서 처음 인형 수선집에 ‘병원’이란 이름을 붙인 김갑연 ‘토이테일즈’ 원장은 추억이 담긴 인형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고 했다. “사람들이 이곳에 올 때 ‘제 동생을 살려주세요’ 하지 ‘피카츄 살려주세요’라고는 안 해요. 그러니까 인형은 자기 식구예요.” 김 원장은 “인형은 주인에게 반려견처럼 가족이고 동생”이라며 “아이들은 인형이 원래 상태를 유지하기를 원하지, 무조건 새것처럼 예쁘게 해주길 바라지 않는다. 고객 마음을 100% 받아 세심하게 상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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