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만약에어린이날이었다. 광주광역시의 한 고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집으로 가던 여학생이 칼에 찔렸다. 비명을 듣고 또래 남학생이 달려왔다. 칼을 든 범인은 남학생마저 죽이려 들었다. 여학생은 목숨을 잃고, 남학생은 크게 다쳤다. 달아난 범인은 11시간 만에 붙잡혔다.그는 경찰 조...2026-05-19 14:58
죽은 뽀롱이가 산 늑구를흙마당에서 개를 키워본 사람은 안다. 개는 땅파기의 선수다. 하지 말라고 타이르면, 자기도 그러고 싶지만 앞발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본능 탓을 한다. “그러니 난들 어쩌라고, 멍멍!”녀석들이 땅을 파는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사냥 본능이다. 들쥐나 토끼 같은 작은 동물...2026-05-07 17:45
갈매기는 오늘도 갈매기는 정녕 자유로울까.바다 하면 갈매기, 갈매기 하면 자유라는 공식은 언제 어떤 연유로 생겨났을까.1년 미국에서 발표된 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이 그런 공식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것 같다. 출간 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판매기록을 뛰어넘...2026-04-21 17:21
전쟁은 동물의 얼굴도 하지 않았다 전쟁이 모든 것을 앗아간다고들 하지만, 맞는 말일까.‘모두가 지는 전쟁’이란 표현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문학적 수사일지는 몰라도 현실과 다르다. 전쟁은 많은 것을 앗아간다. 많은 걸 쓸어엎는다. 하지만 주워 담는다. 그게 없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2026-04-09 11:45
너의 심장을 가진 개 이름 없이 거리를 떠돌던 수캐였다.눈보라 치는 러시아 모스크바 뒷골목을 서성이며 먹을 걸 찾다가 못된 요리사가 끼얹은 펄펄 끓는 물에 그만 옆구리를 데고 만다. 여기서 쓰러지는 것일까, 이대로 죽고 마는 것일까. ‘뼛속까지 끓는 물이 스미는’ 고통을 견디며,...2026-03-26 11:13
사마귀가 사진사를 사람보다 신박한 동물이 있을까.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아무 데나 있다. 사람만큼 오묘한 동물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세상사 신비한 동물은 차고도 넘친다. 사람은 사람이라는 동물에 대해 반도 모른다. 사람은 사람 아닌 동물에 대해 반의반도 모른다. 사람은 자...2026-03-10 11:15
[노순택 사진칼럼] 달리는 망원경가만있는 법이 없다.긴 모가지를 쉼 없이 움직이며 주변을 살핀다. 여기를 보는가 싶더니 저기를 보고, 하늘로 고개를 쳐들었다가 어느새 굵은 발로 땅을 헤집으며 뭔가를 주워 먹는다.녀석을 가만히 바라보면 지루할 겨를이 없다. 넋 놓고 보다가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2026-02-24 15:23
[노순택 사진칼럼] 돈이 되는 물건일제강점기에 발행된 ‘조선총독부 통계연감’에는 한반도에 거주하는 일본인의 지역별 분포가 기록돼 있다. 그들은 다양한 목적으로 한반도 곳곳에 스며들었다. 학술이나 문화, 교육을 빙자한 부드러운 외피를 두르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것이 지배와 수탈이라는 거친 욕망의 몸통에 ...2026-02-02 14:38
펭귄의 서이른 아침, 간밤에 친구가 보내온 문자를 뒤늦게 읽었다. “두둥!” 한 단어였다.스마트폰 화면을 갈무리한 파일 하나가 첨부돼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렸다는 소셜미디어였다.“이 한반도에도 언젠가는 혼란과 적대의 비정상이 극복되고, 서...2026-01-22 13:56
만나라, 뽀재명과 뽀정은2024년 겨울 비상계엄을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을까. 없을 것이다. 그 계엄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과 단숨에 이해할 만한 일이 마구 뒤섞인 채 떠오르고 부글대고 가라앉은 신묘한 사태였으니까. 내란세력의 멍청함을 함부로 비웃지 말자. 그 계엄은 얼마 든 성공할 ...2026-01-07 19:37
살리겠다며 죽이누나해가 저문다. 한 해를 돌아보고 진단하는 뉴스가 쏟아진다. 권위 있는 매체와 기관이 발표하는 집계를 보다가 문득 생각했다. 나를 멈춰 세운 사건들은 무엇이었나. 떠오르는 일들의 다수는 ‘기관의 오작동’이 빚은 참극이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헷갈리는 블랙코미디는 ...2025-12-20 16:06
배에는 빠꾸가 없응께홍어는 전남 신안군 흑산도를 대표하는 명물이다. 삭힌 홍어의 독특한 향과 맛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단박에 빠져드는 이가 있는가 하면, 노력해도 소용없는 이가 있다. 그래서 나온 말일까. 사람이 홍어를 고르는 게 아니라, 홍어가 사람을 고른다고 한다. 전라도 잔...2025-12-11 09:19
바슈롱 콩스탕탱 멍멍어처구니없는 친위 쿠데타와 국정농단으로 감옥에 갇히고 만 전직 대통령 부부는 끔찍한 개사랑꾼이었다. 국민보다 개를 더 사랑했을 거라는 황당한 주장도 지금 생각하면 수긍이 갈 정도다.윤씨는 대선 후보 시절 부산에서 전두환을 옹호한 뒤 논란이 일자 마지못해 사과했다가 그날...2025-11-26 06:20
별걸 다 하누만가만히 원숭이를 보고 있자면 오만가지 생각이 꼬리를 문다. 원숭이는 인간이 거울처럼 볼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들이 우리와 다른 존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물끄러미 한참을 들여다보면 그와 내가 대체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묻게 된다. 원숭이와 인간은 달라도 너무 다르지만...2025-11-11 18:10
날아라 분홍 막대기“아직 못 보셨어요? 기다란 막대기들이 하늘을 가로지릅니다. 머무는 동안 한 번은 꼭 보게 될 거예요. 그거 보면 ‘정말로 막대기가 하늘을 날아가네’ 하는 소리가 나올 겁니다. 웃겨요. 핑크색 막대기들이 아무 표정 없이 쓰윽 지나간다니까요. 머리 위 직각으로 올려다볼 ...2025-10-21 1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