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그날, 향내 매캐한 그곳2월12일, 나는 퐁니·퐁넛 마을로 진입했다.1968년 2월12일의 일이 아니다. 46년이 흐른 2014년 2월12일이었다. 다낭에서 승용차를 타고 출발했다. 남쪽 호이안 방향으로 1번 국도를 40여 분 달리자 꽝남성 디엔반현 디엔안사 지역이 나타났다. 조금 뒤 오른쪽...2014-11-01 15:40
체 게바라와 호찌민 사이, 1968년 그날#1967년 10월9일, 체가 죽었다아르헨티나인이자 쿠바인인 혁명가. 그날 오후 1시께, 볼리비아 차코의 작은 시골 학교 교실에서 최후의 순간을 당당하게 맞이했다. 오른쪽 장딴지에 총상을 입고, 수염이 뽑히고, 두 손이 뒤로 묶인 채였다. 체, 즉 체 게바라는 권총을 ...2014-10-26 14:59
태풍의 냄새, 박정희는 미리 맡았나장관: 오늘 귀하를 부른 것은 몇 가지 양국 간의 관심사를 협의하기 위한 것인데 먼저 ‘사이밍턴’ 소위원회에 관해서 상황이 어떠한지요?대리대사: ‘사이밍턴’ 소위원회는 오는 2월23일부터(실제로는 24일 -필자) 시작해서 약 일주일 동안 개최할 것이라 하는데 한국에 대...2014-10-17 15:23
박정희는 왜 특명을 내렸나[1969년 2월, 탄원서]수신: 사이공, 베트남공화국, 하원의장주제: 1968년 2월12일 디엔반현 탄퐁 마을(퐁니·퐁넛) 주민들의 대량학살 손해에 대한 청구“존경하는 하원의회 의장님우리는 1968년 2월12일, 꽝남성 디엔반현 퐁니·퐁넛 마을에서 한국군에 의해 살해...2014-10-03 14:01
아무도 쏘지 않았다?“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수사관은 그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혹시나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염려는 붙들어매라고 했다. 경험한 사실 그대로만 말해달라고 했다. 수사관의 손에는 베트남 작전지도가 들려 있었다. 그가 지도를 펼쳐놓은 뒤 한 지역을 가리키며 말했다. “...2014-09-20 13:53
전쟁의 뒤안 군표의 장난날씨가 엉망진창이었다.1968년 10월, 비가 폭탄처럼 쏟아졌다. 한 주 내내 거센 바람이 불었다. 베트남 중부지방은 폭우에 취약했다. 물에 잠긴 길은 저수지처럼 변했다. 1번 국도엔 높다란 전신주만 보였다. 집 천장에 비상용으로 설치해놓은 작은 보트를 꺼내 노를 저어...2014-08-29 15:16
물소의 단말마, 그리고…아무도 죽지 않았다.판르엉(42)은 복 받은 사람이다. 판르엉 부부와 9명이나 되는 아들딸들은 모두 무사했다. 그 누구도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하늘이 도운 집이었다.1968년 2월12일, 한국군의 돌발적인 민가 초토화 작전이 벌어진 꽝남성 디엔반현 디엔안사 퐁니촌...2014-08-18 07:09
파리 뒷골목에서 여권위조를 배우다[#1968년 도쿄]존슨이 사라졌다.본래 의심스러운 인물이었다. 조직에선 그가 스파이일지 모른다고 미심쩍어했다. 이 백인 남성은 자신이 탈주병이라고 주장하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의문스러운 점이 많았다. 그즈음부터 누군가가 활동가들의 뒤를 밟고 있다는 낌새마저 느껴졌다....2014-08-02 15:12
1948년 제주 1980년 광주 그리고…“토벌대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모두 끌어내 수룡국민학교 마당에 집결시켰어. 그때 학교 교실을 모두 짓기 이전이어서 마당에는 장작들이 많았지. 토벌대는 큼직한 장작으로 무지막지하게 때렸어. 그러다가 여자고 남자고 할 것 없이 모두 옷을 홀랑 벗겼지. 나는 당시 ...2014-07-18 15:43
덕장의 위장술“(…) 1968년 1월부터 지금까지 디엔반 지역의 베트콩은 이곳 주민들로 하여금 한국군의 배치와 군사작전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도록 자극하고 선동해왔으며, 실제로 과거에 그러한 시위가 몇 차례 있었다.베트콩은 또한 한국군이 무고한 시민의 재산을 파괴하기 위해 이곳에 왔...2014-07-05 14:49
심각한 사건…최종조처를 통지해주시오“친애하는 채명신 장군. 당신도 알고 있겠지만, 나는 전쟁범죄에 관한 주장이나 불만이 제기되면 적절한 절차에 따라 모든 미군에 대해 지시할 권한이 있습니다. 이는 제네바협약의 서명국으로서 미국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입니다. 내 지시에 따라 미 해병제3상륙전사령부 소속...2014-06-20 13:20
죽은 엄마 품에서 잘도 자던 아이【꿈결】 포근한 엄마의 품. 젖을 먹는 아기. 자장가를 불러주는 엄마. 졸음이 몰려오는 아기. 농부들은 모를 심고, 물소 떼가 지나가고, 강아지들이 어슬렁거리고, 들고양이는 논둑에 숨고, 햇살은 따뜻한데, 꿈나라로 간 아기. 그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슬슬 논일을 시작하...2014-06-06 14:20
똑똑히 보았다 불길 속 성난 해병대원들생생한 클로즈업이었다.시뻘건 불길을 배경으로 총을 든 한국 해병대원들의 성난 표정이 잡혔다. 노인과 부녀자, 아이들의 주검은 끝없이 나타났다. 살려달라 애원하는 부상자들의 일그러진 얼굴도 보였다. 실물보다 대여섯 배로 확대된 그 처절한 광경에 더 이상 눈을 붙이고 있을...2014-05-23 15:20
망명객 혹은 ‘홈리스’ 김진수김진수(22·이하 괄호 속 숫자는 당시 나이)는 홈리스 신세였다.1968년 1월1일, 그는 소파에 누워 쪽잠을 자다 눈을 떴다. 24시간 영업하는 도쿄 중심가 신주쿠 심야다방의 창문으로 새해 첫 햇살이 비쳐들고 있었다.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빗으며 화장실로 가 세수를...2014-05-10 17:34
알랭 들롱의 사인처럼 슝슝슝.머리 위로 폭탄이 날아갔다. 최영언(26) 중위를 비롯한 병사들은 귀를 막았다. 조금 뒤 경기를 일으킬 듯한 폭발음이 연이어 울렸다. 쾅! 쾅! 쾅! 쾅! 폭탄은 1분 간격으로 날아가 목표물을 수차례 때렸다. 전방 200여m 지점의 작은 숲은 초토화됐다. 그...2014-04-26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