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여종업원인 이아무개(32)씨는 지난해 4월 200만원을 빌렸다. 불법 사채업자 고아무개(55)씨의 돈이었다. 돈을 빌린 다음날부터 하루 2만6천원씩 100일 동안 갚기로 했다. 연 이자율로 따지면 272%였다. 고리 정도가 아니라, 폭리였다. 이씨가 돈을 갚지 못하자, 고씨는 “몸이라도 팔아라”라고 강요했다. 이혼 여성인 이씨의 초등학생 딸을 들먹이기도 했다. 이씨는 그 뒤 고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낙태 수술까지 받았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지난 5월30일 밝혔다.
금리라는 놈은 속물이다. 없는 자에게는 가혹하고, 있는 자에게는 비굴하다. 금융기관은 이른바 ‘VIP’들에게는 저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지만, 없는 사람들은 고객 명단에서 빼버린다. 저소득층은 고금리의 비은행권을 헤매거나, 고씨 같은 사채업자를 찾는다. ‘밑’으로 갈수록 이자율은 뛰어오른다. 금융감독위원회가 집계하는 공식 통계만 봐도 대출금리의 분포는 들쭉날쭉하다. 불법 사채까지 포함하면 금리는 더욱 널을 뛸 것이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윤-명태균 녹취에 확신”…전국서 모인 ‘김건희 특검’ 촛불 [현장]
[영상] “국민이 바보로 보이나”…30만명 ‘김건희 특검’ 외쳤다
해리스-트럼프, 7개 경합주 1~3%p 오차범위 내 ‘초박빙’
로제 아파트는 게임, 윤수일 아파트는 잠실, ‘난쏘공’ 아파트는?
거리 나온 이재명 “비상식·주술이 국정 흔들어…권력 심판하자” [현장]
노화 척도 ‘한 발 버티기’…60대, 30초는 버텨야
“보이저, 일어나!”…동면하던 ‘보이저 1호’ 43년 만에 깨웠다
에르메스 상속자 ‘18조 주식’ 사라졌다…누가 가져갔나?
이란, 이스라엘 보복하나…최고지도자 “압도적 대응” 경고
구급대원, 주검 옮기다 오열…“맙소사, 내 어머니가 분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