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2011년 3월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국방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한겨레> 김명진
조건반사를 위해서는 학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뭐라도 배워야 침이라도 흘린다는 얘기다. 인간이 조건반사 없이 무조건반사로만 살아간다면 뒷다리나 움찔하는 개구리 수준이 되는 거다. 경계가 애매한 것도 있다. 애정남도 이건 정해주지 못한다. 군대 관등성명이 그렇다. 상관이 머리·어깨·무릎·발 어디 한 군데 툭 칠 때마다 “뷰~여엉장 이세영’을 무한 자동반복, 그러니까 오토리버스 해야 한다(병장 정도 짬밥이 되면 “에이, 왜 그러십니까”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런 것을 두고 ‘빠졌다’고 한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월7일 서해 연평도 해병부대를 방문했다. 김 장관은 장병들에게 “(북한 도발시) 쏠까 말까 묻지 말고 조건반사적으로 대응하도록 숙달해야 한다”고 했다. 한 나라의 국방을 책임진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말이다. 문제는, 김 장관이 말한 조건반사가 무조건반사처럼 들린다는 얘기다. 군이 앞서가서는 안 된다. 김 장관은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이 완전하지 않다는 방증”이라는 말도 했다. 는 “이런 언급은 이례적이다. 정부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주로 ‘북한의 권력승계에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해왔다”고 보도했다. 그만하자. 군이 따로 노는 것은 박정희·전두환으로도 족하다.
최근 인천의 한 육군부대 내무반에 ‘때려잡자 김정일’ ‘쳐죽이자 김정은’이라는 구호가 나붙었다. 북한은 이를 빌미로 ‘리명박’ ‘김관진’이라고 적힌 표적에 총을 쏘고, 도끼와 표창을 던졌다. 김 장관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평화는 지키지 못한다”고도 했다. 아, 자꾸 왜 그러시나. 당신 피는 몰라도, 병사들 피 많이 흘렸다. 영화 의 ‘짝귀’와 ‘고니’의 대사를 빌려보자.
김관진: 동작 그만! 도발하기냐?
북한: 뭐야.
김: 우리한테 포 쏘려고 했지?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북: 증거 있어?
김: 증거? 있지! 너는 내 이름이 적힌 표적지에 도끼와 표창을 던졌어.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표적지에 던졌던 거 이거 이거, 이거 도끼 아니여? 자, 모두들 보쇼. 이제 포 쏘려고 했지?
북: 시나리오 쓰고 있네.
김: 건드리지 마. 손모가지 날아가분께. K9 자주포 갖고 와.
북: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해? 그렇게 피를 봐야겠어?
김: 구라치다 걸리면 피 보는 거 안 배웠냐?
북: 좋아. 니가 먼저 건드렸다는 데 우리 쌀가마니하고 김정은 손모가지 건다.
김: 이놈이 어디서 약을 팔아?
북: 후달리냐?
김: 후달려? 오냐, 우리 해병대원들하고 K9 자주포 다 건다. 둘 다 묶어. 따라라 따라라 따라라 쿵작짝….
전쟁은 도박이 아니다. 확실하더라도 승부에는 신중하자. 그러다 자기 손등, 아니 우리 손등 찍는다고요.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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