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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굴욕

어제오늘의 그분
등록 2011-11-09 08:35 수정 2020-05-02 19:26
<한겨레> 신소영 기자

<한겨레> 신소영 기자

‘칠종칠금’이라는 말이 있다. 제갈량이 맹획을 사로잡은 고사에서 유래했는데, 일곱 번 잡았다가 일곱 번 풀어준다는 뜻이다. 당신은 내 손바닥 안에 있음을 비유하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건설업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앞서 검찰은 뇌물수수 혐의로도 한 전 총리를 기소했지만 지난해 4월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두 사건에서 ‘범죄임을 증명하지 못한’ 검찰은 한 사람을 연거푸 기소하고도 모두 패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 정권 인사에 대한 무리한 표적수사가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는 검찰 내부의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이 가진 ‘근육’은 제갈량에 버금간다. 마음에 안 들면 잡아들일 수 있고, 죄가 있어도 눈감고 봐줄 수 있다. 그런데 검찰의 ‘머리’는 제갈량보다는 맹획에 가까운 듯하다. 과연 검찰이 법원의 판단을 뒤집을 만한 무언가를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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