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충격, 그 역할이 어울린다…일전에 반둥회의 60주년 기념행사에 출장을 갔다가 인도네시아 현지의 귀여운 여대생을 알게 됐다. 엄청난 한류 덕에 이 아가씨는 드라마 시청을 통해 한국어를 배웠다는 재주를 자랑했는데, 일행을 ‘언니’ ‘오빠’ 등으로 부르다가 날 보고는 잠시 갸웃하더니 ‘엄마’라고 부르...2015-05-14 17:29
당신, 사랑이 다시 살아나기를*영화 에 대한 대단히 큰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기혼자 연애 사이트인 ‘애슐리 매디슨’이 최단기간 100만 회원 달성 예상 국가로 한국을 꼽았을 정도로 한국은 불륜이 흔한 사회가 됐다. 아니, 불륜이 잘 들통 나는 사회가 됐다. 통신미디어의 발달로 오히려 들키기...2015-04-29 19:15
마지막일 줄 알았다면직장 다니면서 정기적으로 칼럼을 쓴다는 게 간단한 일은 아니어서, 영화를 여러 편 보고 그중 하나를 골라 쓰는 호사를 부리기 어렵다. 일단 봤으면 맘에 들었건 안 들었건 그냥 써야 한다. 그런데 간신히 짬을 내서 본 영화인데도 제쳐놓고, 굳이 다른 영화를 또 봐야 했던...2015-04-18 15:01
선생님 선생님 쓰레기 선생님모든 훌륭한 재능과 실력이 꼭 훌륭한 인격에 깃드는 것은 아니다. 이건 생각해볼수록 이상하다. 재능이야 랜덤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그걸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자신을 연마하는 것은 그게 아무리 스스로를 위한 “이기적인” 거라도 최소한의 진실성과 통찰력이 수반돼야 하지 않나...2015-04-11 19:35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상의 를 읽으면서 가장 눈에 띄는 문장은 이것이었다.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뭐라고, 한 번만 더? 아니 그럼 언제는 날아봤다는 건가? 와이프가 커튼 칸막이 뒤에서 몸 팔아 번 돈으로 커피나 사마시는 이 루저가? 내가 왕년에…라는...2015-03-28 15:01
응원하게 되는 나쁜 짓*영화 에 대한 스포일러가 다량 포함돼 있습니다. 전남 신안 앞바다 도굴꾼들을 다루는 윤태호의 최신 웹툰 의 태그라인은 “근면성실한 악당들의 고군분투기”다. 악당과 근면성실? 악당과 고군분투? 언뜻 보면 매칭이 잘 안 되는 조합이지만 실은 이게 바로 삶의 모습이다. 세...2015-03-14 16:01
엄만 희생만 한 게 아니란다*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머니와의 사이처럼 사람의 일생을 지배하는 인간관계가 또 있을까. 유사 이래 자식들은 어머니를 숭배하고 동정하고 원망하고 혐오하느라 늘 바빴다. 어머니는 사랑과 그리움의 원천이며 모든 아름다운 것과 포근한 것의 이데아라는 주장이 언제나 있어...2015-02-17 15:43
선량한 미국인언젠가 미국에서 일군의 다국적 학생들이 모여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미국 아이들 셋에 나머지 다섯은 중국, 대만, 레바논, 이탈리아, 그리고 물론 한국 학생이었는데, 가볍게 시작한 얘기가 슬슬 미국 성토로 번졌다. 패스트푸드에 대한 불평으로 시작된 화제가 미국이 그 ...2015-02-08 14:35
기대 살고 기대로 또 살아가고유학 시절, 이런 가정을 보았다. 기러기엄마와 기러기아빠가 함께 사는 것이다. 이른바 ‘동거’가 아니고, 마치 한집에 세든 사람들처럼 그냥 한집에 함께 사는 것이다. 각자 아이들은 데리고 해외에 나와 있지, 집세와 각종 공과금은 비싸지, 그러나 좀더 큰 집이 주는 편리...2015-01-23 18:05
그것이 어설픈 축제의 마지막 날1959년 성탄 전야, 한 무리의 청년들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 모여들었다. 첩첩 촌에서 대학 입학과 함께 처음으로 도 경계를 넘어본 이들. 가난한 집안의 촉망받는 장남들답게 물들인 야전잠바 하나로 온 겨울을 나면서 공부에만 몰두하던 이들에게도 크리스마스는 찾아왔고 며칠...2015-01-07 15:34
호킹도 모르는 사랑의 시간은 제목이 주는 미혹과 달리, 로맨틱코미디로 유명한 영화사 ‘워킹타이틀’의 달콤한 크림 같은 크리스마스용 신제품은 전.혀. 아니다. 제목에 속아서 골랐다가 실존 인물인 천재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러브 스토리인 걸 알고는 영화 시작 직전 잠시 후회했지만, 덕분에 매...2014-12-24 16:16
우리 세대는 다를 텐데1960년대에 태어난 우리는 단군 이래 가장 운 좋은 세대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과외와 학원 수강이 금지됐을 때 중·고등학교를 다녔고, 대학을 갔든 안 갔든 일자리는 찾아보면 있었으며, 크게 어렵지 않은 시절에 초년생으로 사회에 자리를 잡아갔다. 이들은 어디 가서 자...2014-12-12 15:50
“숫자 하나로 내 아들을 안다고?”*영화 스포일러가 다량 포함돼 있습니다. 눈에 당장 보이는 세계만이 전부가 아님을 알려주고 싶어서 책을 권하는 기독교 신자 친구가 많다. 그중 가장 그럴듯했던 것은 의 이 대목이었다. 예컨대 작가가 오은하라는 인물을 가지고 소설을 쓸 때, “오은하는 전화를 끊자마자 소...2014-11-27 15:26
결국 빛남은 딱 거기까지*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인생은 결국 무엇으로 남을까? 이라는 소설도 있지만, 한 사람의 일생은 결국 응축된 그러나 찰나적으로 포착된 몇 개의 장면으로 남는다. 친구 집 앞 골목길에서 연탄재를 발로 차다 들은 피아노 소리, 엄마가 사오신 꽁치 토막을 싼 신문지에 ...2014-11-13 15:28
결혼, 대략 그냥 산다*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사랑은 없어도 되지만 적어도 의리(우정)는 있어야 결혼이 행복하다.”(니체) “결혼은 천국도 지옥도 아니고, 그냥 연옥쯤 된다.”(링컨) “좋은 결혼은 있지만 즐거운 결혼은 없다.”(하이네) “결혼은 지식과 경험을 버리고 상상과 희망으로...2014-10-31 1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