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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없어도 되지만 적어도 의리(우정)는 있어야 결혼이 행복하다.”(니체) “결혼은 천국도 지옥도 아니고, 그냥 연옥쯤 된다.”(링컨) “좋은 결혼은 있지만 즐거운 결혼은 없다.”(하이네) “결혼은 지식과 경험을 버리고 상상과 희망으로 하는 것이다.”(오스카 와일드) 웃기지만 뼈가 느껴지는 결혼에 관한 명언들은 결혼이란 게 대체 무엇이관대 저렇게 김새는 것을 굳이 하는가, 의문을 갖게 한다.
중년이 되니 옛날엔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된다. 사십 넘으면 김치 같은 건 숙모님들처럼 그냥 손이 알아서 자동으로 담그게 되는 건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고, 옷이면 아무거나 걸쳐도 상관없고 취향이란 건 사라지는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결혼생활이란 것도 사오십쯤 됐으면 그냥 저절로 굴러가는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님을 알게 된다. 계속 곡절이 많고 매해가 클라이맥스다. 그러다가 잠 안 오는 밤이면 우와, 한 사람을 찾아 나머지 70년을 같이 살겠다는 서약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거였나, 그 어마어마한 걸 또 얼마나 가벼운 마음으로 했나를 새삼 깨닫게 된다.
는 두 사람이 만나 창조해내는 결혼생활이라는 지옥도를 단 한 올도 느슨히 넘어가지 않고 지독할 정도로 촘촘히 짜넣은 작품이다. 한눈에 반해 너를 이 세상 너머로 구원하겠다고 갖은 달콤한 소리로 꼬이며 설탕 같은 키스를 하던 남자가 결혼하더니 여자의 재력에 의존해 긴장감 없이 살며 심지어 바람까지 피운다. 연애시절의 뜨거운 황홀함이 영원하기를 기대했던 여자는 어떻게 해서든 남자의 마음을 돌이키려고 희한하고 오글거리는 이벤트를 일삼다가 외로움과 집착으로 머리가 돌아버리고 결국엔 끝없는 비극으로 향한다. 둘의 관계를 다시 봉합한대도 저런 여자를, 저런 남자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싶게 적나라한 치부가 까발려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다시 또 유지되기에 부부란 게 정말 무섭고 특수한 인간관계인 것이리라.
공중파에서 파워블로거까지 온갖 언론매체와 이웃들, 그리고 법률 비즈니스맨들이 에워싸는 바람에 이 부부는 헤어질 수도 없게 돼버렸지만, 장삼이사들 역시 정말 죽겠지 않는 한 대략 그냥 산다. 사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몇 년이건 몇십 년이건 기약 없이 여생을 함께한다는 유의 엄청난 서약을 하는 한, 어디 간들 별 남자/별 여자 있겠는가. 는 심하게 극단적이나마 결혼생활의 어떤 한 측면을 냉정하게 정의하고 직시하게 하는 ‘공포영화’며 계몽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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