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읽을 때는 혼자였네한마디로 취향의 개척자라 불릴 만한 선배가 있었다. 그는 삼십대 중반까지는 모든 종류의 록음악을 듣다가, 갑자기 재즈로 넘어갔다. 모은 CD만 해도 몇천 장은 될 것이다. 근간에 전해 듣기로는 바로크음악에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음악뿐만이 아니다. 그는 내가 아는 모든...2008-12-18 11:54
또 다른 ‘완득이’를 위하여질문을 던져보자. 당신의 아이가 책을 많이 읽기를 바라는가? 만약 그 대답이 ‘그렇다’라면, 책을 읽어 절로 공부가 잘되기를 바라는가? 아니면 책읽기 자체를 즐기기를 바라는가? ‘솔까말’해서 전자의 경우라면 우리는 지금 이대로 살면 된다. 가끔 그 사실이 마음에 걸리면...2008-11-27 17:31
르 클레지오 특수? 노벨문학상이 발표되기 하루 전, 어느 기자에게 전화를 받았다. “이번엔 누가 될 것 같아요?” “잘 모르겠는데요.” “르클레지오 얘기가 많이 나오던데, 어때요?” “에이, 설마. 프랑스라면 파트리크 모디아노도 있고, 미셸 투르니에도 있는데요. 그리고 발표 나기 전에 ...2008-11-06 14:19
노동운동의 시대 다이쇼를 그리다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이 나도는 요즘, 문득 어느 자살(들)이 떠오른다. 국경을 넘어 이어진 두 커플의 자살 사건이다. 1923년 일본 소설가 와 여기자 하타노 아키코가 가루이자와의 별장에서 이른바 정사(情死)로 생을 마감했다. 남자는 8년 전 아내를 여읜 홀아비였...2008-10-17 11:45
다행이다, 지금 나와서추석 전날, 시댁으로 내려갈 기차표를 발권하고 남은 한 시간 동안, 역과 이어진 대형서점을 찾았다. 이럴 땐 미뤄뒀던 책을 읽는 게 제격이다 싶어, 할레드 호세이니의 와 을 골랐다. 갈 때 한 권, 올 때 한 권 읽으면 되겠군 하면서. 물론 550페이지가 넘는 책을 광...2008-09-25 13:55
불행한 전집, 행복한 전집신간서점과 헌책방을 뒤져가며 ‘나만의 전집 꾸미기’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 태풍클럽 출판 편집자 문학전집이라고 하면 진저리를 치는 사람들이 있다. 대한민국 30대 후반 이상의 독서를 키운 건 8할이 전집류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전집 출판이 많았던 시절을 겪은 사...2008-08-28 00:00
머나먼 베트남조용히 사라져간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 태풍클럽 출판 편집자 도이머이(개방·개혁) 정책 이후, 베트남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영화 에 묘사된 그림 같은 하롱베이를 보기 위해서일까, 흰 아오자이를 입은 처녀들이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누비는 사이공의 활기와...2008-08-08 00:00
장르문학의 계절 전문 브랜드 및 출판사들의 잇따른 론칭과 약진,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 ▣ 태풍클럽 출판 편집자 바야흐로 장르문학의 계절이 돌아왔다. 에서 움베르토 에코가 대놓고 비웃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름에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미스터리나 스티븐 킹의 호러소설이 제격이다. 소설...2008-07-17 00:00
이곳에도 소설이 살고 있었네 등이 반가운 이유 ▣ 태풍클럽 출판 편집자 본격적인 여름 시즌이 시작되었지만, 소설 매출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한다. 당연한 이야기다.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하루하루 이렇게 재미난 쇼를 보여주고 있는 이 마당에 누가 소설 따윌 보겠는가. 그럼에도 최근 ...2008-06-26 00:00
여류든 뭐든, 두 작가를 추억함메이지 시대 작가 히구치 이치요와 쇼와 시대 작가 하야시 후미코 ▣ 태풍클럽 출판 편집자 언제부터인가 여성작가에게 ‘여류’라는 말을 붙이면 덜 배운 취급을 당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나마 여류라는 유쾌하지 않은 말을 떼어낸 것으로도 고맙다 해야 할까 싶지만, 작가 앞에...2008-06-05 00:00
산은 산이요 칙릿은 칙릿이다 칙릿의 진정성 운운하는 심사평들…책도 팔아먹고 권위도 챙기려는 안쓰러운 몸짓 ▣ 태풍클럽 출판 편집자 ‘아가씨 문학’이라는 뜻의 ‘칙릿’(Chick-lit)이라는 말을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강 그 원조 격인 작품이 헬렌 필딩의 라는 데는 다들 별 이견이...2008-05-09 00:00
책에 미친 당신에게 책에 한없는 애정을 보이는 ‘비블리오 픽션’과 책에 의문을 품는 ‘메타 픽션’ ▣ 태풍클럽 출판 편집자 최근 외국소설 출판 계약 시장에서 ‘책에 관한 책’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내용이 흥미로워 몇 권의 계약상황을 알아보니 경쟁도 세고 선인세도 꽤 높다. 비밀에...2008-04-18 00:00
영국 여자에게 어울리는 추리소설 애거사 크리스티·엘리스 피터스 ‘황금의 계보’를 잇는 P. D. 제임스의 고독을 눈여겨보라 ▣ 태풍클럽 출판 편집자 최근 미국의 물량 공세에 밀리고는 있지만, 영국은 여전히 미국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근사한 추리소설들이 쏟아지는 나라다. 코넌 도일이 확립한 전통 아...2008-03-28 00:00
자매의 일상이 벚꽃처럼 단풍처럼 ‘무사하게’ 독자들에게 도착한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대표작 ▣ 태풍클럽 출판 편집자 오늘은 누군가의 험담을 푸짐하게 하겠다. 우리나라에서 번역으로만 먹고산다는 건 참 힘든 일이기 때문에 번역가 중에는 투잡족이 꽤 많은데, 이들 중에서 편집자들이 가장 골치 아파하는...2008-03-07 00:00
현대에도 무녀들이 필요하다 새롭게 신화 해석하기, ‘세계신화총서’의 와 ▣ 태풍클럽 출판 편집자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도 있고, 그래서인지 고전과 신화는 여러 예술 장르 안에서 무수히 다시 태어난다. 이 과정에서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수행자의 해석이다. 우선 해석이 가장 큰...2008-02-1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