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가치보다 ‘자유’가 중요하다. 그러니 국가가 설치면 곤란하다. 기후변화는 음모론이다. 중앙은행은 해체해야 한다. 마약·총기·성매매는 선택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지만, 임신중단과 존엄사는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성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니 여성부는 폐지해야 마땅하다. 모름지기 밤길이나 지킬 일이다.
학창 시절 별명은 ‘또라이’(엘로코)였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정치 경험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2023년 11월19일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득표율 55.69%로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분노를 자양분 삼아 극우 포퓰리즘의 전형으로 떠오른 그는, 12월10일 아르헨티나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하비에르 밀레이(53)다.
밀레이의 당선 소식에 지구촌 ‘극우계’가 환호작약했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밀레이가) ‘아르헨티나를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미의 트럼프’를 자처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정직과 진보와 자유의 승리다. 그가 당선돼 진심으로 행복하다. 취임식에 반드시 참석할 것”이라고 썼다. 안드레 벤투라(포르투갈), 마테오 살비니(이탈리아), 산티아고 아바스칼(스페인) 등 각국 극우정당 대표들도 앞다퉈 밀레이의 ‘위대한 승리’를 축하하는 편지를 보냈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140%를 넘나드는 초인플레이션으로 휘청이고 있다. 당선에 앞서 밀레이가 제시한 해법은 기존 페소화를 폐기하고 달러화를 공식 통화로 도입하는 것이다. 통화 주권 포기도 문제지만, 바닥난 아르헨티나의 달러화 보유고를 생각하면 현실성도 없다. 더구나 아르헨티나는 국제통화기금(IMF)에 400억달러를 갚아야 할 처지다. 야당연합 ‘전진자유’ 소속인 밀레이 당선자는 오늘도 ‘자유’만 강조한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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