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쓰는 스카프도 반대, 터번도 반대, 자유와 평등은 찬성.”
이란에서 20대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금됐다가 의문사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란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2022년 9월21일(현지시각)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의 소수민족 쿠르드계 여성 마흐사 아미니 의문사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에서 현재까지 10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에는 16살 소년도 포함됐다고 전해진다.
마흐사 아미니는 히잡으로 머리를 완전히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받다가 갑자기 쓰러져 9월16일 숨졌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된다’ ‘조사 과정에서 폭력을 쓴 적 없다’고 경찰은 해명했지만, 유족은 아미니가 평소 심장질환을 앓은 적이 없고 주검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다고 맞섰다. 쿠르디스탄에서 아미니의 의문사에 항의하는 시위가 시작돼 전국 50여 개 도시로 퍼졌다.
소셜미디어 등에는 이란 여성들이 “우리 자매를 위해 복수하겠다”며 입고 있던 히잡을 벗어 태우는 시위 동영상도 올라왔다. 이란 당국은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는 한편, 인터넷 접속도 차단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만 9살 이상 모든 여성은 공공장소에서 의무적으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 최근 히잡 의무 착용에 반발하는 여성이 늘어나자 당국의 규제는 더 심해졌다. 2022년 8월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의 사회적 권리를 제한하는 새 법령에 서명했다.
시위가 격화되자 정부는 철저한 진상조사를 약속했다. 그러나 시위는 반정부 시위로 격화되는 한편, 튀르키예 이스탄불, 독일 베를린 등 다른 나라로도 퍼지고 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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