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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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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의 땅에서 피어나는 희망 [한 컷]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들
등록 2022-09-03 09:12 수정 2022-09-03 09:28
EPA 로만 필리페이

EPA 로만 필리페이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지식의 날’이라 부르는 새 학년 첫날인 2022년 9월1일(현지시각), 초등학교에 입학한 새내기들이 설레는 표정으로 교실에 앉아 있다. 이 나라의 상징색인 파란색과 노란색 풍선이 책상에 달려 있다. 러시아와 소비에트연방에서 독립한 나라들은 전통적으로 9월1일 새 학년을 시작한다. 이 지역에선 공습대피소를 갖췄거나 대피소가 주변에 있는 학교들만 대면수업을 시작했다. 그렇지 않은 학교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러시아군은 2022년 4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점령 작전에 실패한 뒤 퇴각하면서 부차에서 민간인들을 무참히 학살했다. 뒤로 손이 묶인 채 총상을 입고 숨진 시민의 주검이 발견되는 등 부차에선 최소 460명이 숨져 러시아 침략전쟁의 잔혹함을 상징하는 장소가 됐다. 국제형사재판소 등이 이곳에서 벌어진 전쟁범죄의 조사를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군은 헤르손 등 남부 지역 탈환 작전을 벌이고 러시아는 공습과 포격으로 맞서는 등 전쟁은 장기화 조짐마저 보인다. 그럼에도 전선에서 떨어진 곳에선 차츰 일상이 회복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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