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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존재를 지우지 마라

등록 2022-01-16 06:58 수정 2022-01-18 01:56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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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개인의 성적 지향을 바꾸는 전환치료(Conversion Therapy)가 법으로 금지됐다. 전환치료는 동성애자 혹은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으로 타고난 성적 지향을 이성애자로 바꾸기 위해 개발된 관행, 서비스, 치료 등을 의미한다. 1987년 미국 정신의학회(APA)는 정신질환편람(DSM)에서 동성애를 완전히 삭제했다. 1992년 세계보건기구(WHO)도 국제질병분류(ICD) 표에서 동성애를 제외했다. 2018년에는 트랜스젠더 역시 제외했다. 그럼에도 전환치료는 전세계에서 공공연하게 지속됐다. 피해가 고스란히 퀴어 개인에게 돌아간 건 물론이다.

미국, 캐나다의 심리학 협회 등에선 전환치료가 성적 지향을 바꿀 수 있는 정식 치료로 인정되지 않는다. 2009년 미국 심리학회 보고서에는 전환치료에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실렸다. 이번 캐나다의 법 제정도 이런 맥락의 연장선에 있다.

새로운 법은 총 4가지 형태를 금지한다. 개인에게 전환치료를 하도록 유도하거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전환치료를 받게 하면 안 된다. 또 전환치료를 제공하거나 이를 광고·홍보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법을 어길 경우 2년에서 5년 사이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앞서 2021년 10월에는 프랑스 하원에서 유사한 법이 통과됐다. 전환치료를 금지하는 법을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과 3만유로(약 4천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브라질, 미국의 캘리포니아·뉴저지·워싱턴, 몰타, 독일 역시 이미 전환치료 금지법을 제정했고 영국 등도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한편 세계인이 주목하는 축제에서 퀴어의 존재가 더욱 선명하게 조명된다. 2022년 1월10일(한국시각)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트랜스젠더 배우 미카엘라 제이 로드리게즈가 FX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 <포즈>로 TV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트랜스젠더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뒤 수상의 영광까지 누리게 됐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 분야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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