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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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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봄의 혁명’이라는 교과서

[미얀마와 연대합니다] 일본에서도 미얀마 민주화에 높은 관심
등록 2021-05-17 01:11 수정 2021-05-20 11:15
다나카 히로시 한국풀뿌리학당 대표

다나카 히로시 한국풀뿌리학당 대표

[#Stand_with_Myanmar]
2021년 봄, 미얀마 국민은 군부독재 정권의 총칼에 맞서 목숨을 건 민주화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겨레21>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미얀마 국민과 연대하고 그들을 지지하는 한국 시민의 글을 제1358호부터 미얀마어로 번역해 함께 싣습니다. #Stand_with_Myanm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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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의 정범래 공동대표가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세계 확산으로) 집행이 미뤄지는 올해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163억원을 미얀마 난민캠프를 만드는 데 사용하도록 정부에 요청합니다”라고 말했을 때, 통역을 맡은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미얀마 국경 부근에 앞으로 생길 것으로 예상하는 미얀마 난민들의 생활 시설 설치를 요청했다는 겁니다. 세미나에 참석한 일본인들은 한국의 지원 운동 아이디어와 미얀마 민주세력과의 연대에 감탄하고 감동했습니다.

미얀마 국방부에 지급한 토지임대료

우리는 2020년 5월부터 한-일 교류와 연대를 증진하기 위해 매주 토요일 온라인 세미나를 합니다. 한국의 다양한 사회문제와 한-일 역사 문제 등을 주제로 한국인 게스트를 초대해 이야기를 듣습니다. 2021년 4월17일에는 한국에서 미얀마 민주화 지원 활동을 하는 4명을 초대했습니다. 온라인 세미나에는 보통 20명 정도 참가했지만 이날은 30명 넘는 회원이 참가해 미얀마 민주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습니다.

일본에선 주말마다 미얀마대사관, 외무성 그리고 유엔 시설(유엔대학) 앞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지지하는 시위를 합니다. 한국과 달리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모임 참가자 수 제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매번 재일 미얀마인과 일본인이 1천 명 이상 모입니다. 미얀마 젊은이들도 귀국했을 때 미얀마 군부의 탄압과 박해가 예상되는데도 공개적으로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5월2일 세계 15개국 31개 도시에서 열린 ‘세계 미얀마 봄 혁명의 날 공동행동’ 시위 때는 도쿄, 홋카이도, 나고야, 고베 등에서도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홋카이도에선 미얀마 군대의 발포로 동생을 잃은 미얀마 여성이 언론 인터뷰도 했습니다.

이처럼 미얀마 민주화를 지원하는 움직임은 일본에서도 확산되고 있지만 유감스러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미얀마 양곤에서 300억엔(약 3100억원) 이상 규모의 부동산개발 사업을 추진하던 일본 정부와 민간기업이 2021년 3월 미얀마 국방부에 호텔과 사무실 등 복합시설 건설 토지임대료를 지급했습니다. 재일 미얀마인은 일본 정부에 이 사업을 즉시 중지하라고 요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일본의 난민 인정은 연간 50명

현재 일본 집권당인 자유민주당은 출입국관리법 개정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개정안은 오버스테이(체류 기간 초과) 등의 이유로 인한 강제출국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하고 난민 신청도 3회까지만 하도록 제한합니다. 일본의 난민 인정 외국인 수는 연간 50명 안팎에 불과합니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는 미얀마인 3만2천 명 정도는 체류 자격이 연장되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현실은 일본 민주주의가 후퇴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4월 세미나에서 한국과 일본의 시민사회가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활동을 계속하고, 모금 활동과 난민캠프 건설을 도울 방법을 찾기로 약속했습니다. 현재 ‘미얀마의 봄 혁명’을 지원하는 행동이 국경을 넘어 퍼지는 것은 민주주의와 국제 연대의 교과서를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일본 시민도 그 교과서의 한 페이지를 함께 쓰겠습니다.

다나카 히로시 한국풀뿌리학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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