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미국 대법원은 기업·노조·개인이 선거에 나서는 후보와는 독립적인 특정 사안이나 정견을 알리는 목적이라면 액수에 제한 없이 유권자들에게 돈을 쓸 수 있다고 판결했다. ‘시티즌스 유나이티드’(Citizens United)라고 불리는 이 판결로 정치 후원금에 걸려 있던 빗장이 사실상 풀렸다. 정치인 후원회 성격의 정치활동위원회 ‘팩’(PAC·Political Action Committee)이 특정 이슈를 중심으로 제한 없이 돈을 쓰는 ‘슈퍼팩’(Super PAC)으로 거듭났다.
시티즌스 유나이티드 판결 이후 선거를 비롯해 정치 과정 전반이 자본에 종속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 부자들의 이해관계가 더 반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 대선에 도전한 후보들 가운데 “나는 재산이 많아서 후원금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있고, “억만장자도 내 정책과 신념을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외치는 버니 샌더스도 있다. 그러나 이 두 명이 예외일 뿐 슈퍼팩은 이번 선거에서 매우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슈퍼팩의 돈은 어디서 나올까? 가 연방선거위원회의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기사(2015년 10월10일 보도)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2015년 상반기까지 모인 정치 후원금 총액의 절반을 넘는 1억7600만달러가 158개 가문에서 나왔다. 미국 전체 가구 수가 어림잡아 1억2천만임을 고려하면, 최소 25만달러 이상을 후원한 158개 가문이 선거 판세를 좌지우지하는 셈이다.
158개 모두 백인 가문이다. 흑인 가문은 한 곳도 없다. 평균연령은 높은 편이며 돈을 후원한 개인 가운데는 여성보다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경제 전문 매체 가 선정한 미국의 부자 400위 내에 50여 명이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자기 대에 가세를 일으킨 자수성가형 사업가들이다. 업계별로 분류해보면 금융업이 가장 많고, 그 뒤를 에너지 산업이 이었다.
여느 갑부들이 그렇듯 158개 가문도 서민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 대개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값비싼 동네의 호화 주택에 살며, 공개 기업의 소유주나 경영진은 거의 없다. 158개 가문 가운데 138개 가문이 공화당 후보를 후원했다. 민주당 후보나 진보적 의제를 내세운 슈퍼팩에 돈을 낸 가문은 20개에 불과했다. 공화당 후보들은 각종 규제 완화와 소득세, 재산세, 양도세 등을 망라한 포괄적인 부자 감세, 복지 혜택 축소를 약속하며 갑부들의 환심을 샀다.
극우 성향의 티파티(Tea Party)를 후원하는 코크 형제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보수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P·Americans for Prosperity)의 팀 필립스 회장은 공화당 주류도 싫어하는 티파티 성향의 정치인 테드 크루즈에게 ‘수십∼수백만달러를 쾌척하는 갑부들’을 이렇게 설명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원석을 찾아 대박을 노리고 선점하는 것이다.”
부자들의 후원 성향과 일반 유권자들의 견해는 뚜렷하게 대비된다. 지난해 6월 와 http://newspeppermi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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