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지난 12월11일부터 이틀간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선 ‘홀로코스트 연구-세계적 관점’을 주제로 국제회의가 열렸다.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에 대한 ‘수정주의’적 관점을 가진 30여 개국 67명의 학자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학살된 유대인의 규모가 부풀려졌다는 ‘온건론’에서, 홀로코스트 자체가 ‘만들어진 것’이란 ‘강경론’까지 등장했다.
회의를 연 이란 정부는 “홀로코스트 자체를 부정하려는 게 아니라, 그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자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세계 각국의 비난을 비껴갈 순 없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홀로코스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모든 힘을 다해 거부한다”고 말했다. 로마 교황청도 성명을 내어 “홀로코스트는 사람들의 양심에 대한 경고로 영원히 남아야 하는 거대한 비극”이라고 강조했다. 또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회의에 대해 “역겨운 현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홀로코스트 회의’가 개막되던 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철폐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198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데즈먼드 투투 주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짤막한 성명을 내놨다. 지난 11월8일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19명이 참혹히 스러져간 ‘베이트 하눈 학살 사건’ 진상조사를 위해 추진해온 현장 방문이 이스라엘 당국의 ‘비협조’로 무산된 것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
투투 주교를 포함해 6명으로 구성된 유엔 조사단의 이스라엘 방문조사는 지난 11월15일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회의 결의에 따른 것이었다. 인권이사회는 조사단이 ‘외교사절’ 신분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방문할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이스라엘 당국은 이들에게 ‘관광객’ 신분으로 입국하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 일간 는 이를 두고 “유엔 조사단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 당국은 애초부터 조사단의 활동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미리 아이신 이스라엘 총리실 대변인은 “이스라엘 당국은 베이트 하눈 사건에 대해 자체 진상조사를 벌였고, 실수 때문에 빚어진 사건이라는 점을 인정했다”며 “유엔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은 전했다. 그는 또 “인권이사회는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공격 목표로 삼았다는 전제 아래 조사단을 파견하려 했다”며 “매일이다시피 이어지는 이스라엘 민간인을 겨냥한 로켓 공격에 대해선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인권이사회의 진상조사가 “오도된 반이스라엘 분위기를 조장하기 위한 것”이란 게다. ‘박해의 역사’가 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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