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아메리카이슬람관계위원회’(CAIR)는 미국 내 무슬림 인구를 대략 600만~700만 명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미국 인구가 3억 명을 돌파했으니, 전체 인구의 2% 남짓에 불과한 셈이다. 반면 개신교(52%)와 가톨릭(24%)을 합친 기독교인은 약 76%에 이른다. 가히 ‘기독교의 나라’로 부를 만하다.
지난해 11월7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선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무슬림 출신 연방 의원이 배출됐다. 미네소타주 5번 선거구에서 출마해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키이스 엘리슨이 그 주인공이다. 미네소타주에선 그동안 ‘유색인종’이 연방 의회에 진출한 일이 한 번도 없었다는데, 흑인인 그의 당선으로 이 기록도 깨졌다.
그의 당선이 세간의 눈길을 끈 것은 잠시였지만, 이윽고 그가 기독교의 ‘성경’ 대신 이슬람의 ‘쿠란’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거센 논쟁이 벌어졌다. 우익 성향의 방송인인 데니스 프레이저는 “이는 미국 문명의 토대를 뒤흔드는 일”이라며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지 못하겠다면 의원직을 그만두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심지어 “히틀러의 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하겠다는 이들이 나온다면, 그마저도 허용해야 하느냐”고 강변했다.
버지니아주 출신 버질 구드 하원의원(공화당)도 거들고 나섰다. 그는 엘리슨 의원의 ‘쿠란 선서’를 “미국적 가치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구드 의원은 또 “이민 자격을 강화하지 않으면 무슬림 이민자가 갈수록 늘 것”이라며 “이에 따라 더 많은 무슬림들이 공직에 출마해 당선된 뒤 엘리슨 의원의 전철을 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실 엘리슨 의원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출신으로 대학 시절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인터넷 백과사전 를 보면, 미 제6대 대통령인 존 퀸시 애덤스는 1825년 성경 대신 헌법 전문이 담긴 법률 서적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했다. 또 1963년 존 케네디가 암살된 직후 ‘공군 1호기’ 안에서 대통령직 승계를 위한 취임식을 서둘러 치러야 했던 린든 존슨은 성경을 구하지 못해 가톨릭 기도집을 대신 활용했다. 일부의 호들갑처럼 ‘전통 파괴’는 아니란 얘기다.
논란 속에 1월4일 엘리슨 의원은 취임 선서식에서 쿠란에 손을 얹었다. 이 쿠란은 미 제3대 대통령이자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토머스 제퍼슨이 소장했던 1764년판 영역본이다. 〈AP통신〉은 이 책이 “유럽인들의 ‘쿠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판본으로 평가받는다”고 전했다. 종교적 박해를 피해 ‘신대륙’으로 건너온 청교도들이 자기 나라를 세웠다는 사실을 잊고 사는 미국인들에게 엘리슨 의원의 취임식은 좋은 가르침이 됐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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