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3월21일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보퉁굴산 정상에서 바라본 세월호 침몰 지점에 부표가 떠 있다. 그 뒤로 한 선박이 지나가고 있다. 한겨레 김영원 기자
낡디낡은 배를 사다가 이름만 바꿔 달았다. 승객과 화물을 더 싣겠다며 배를 마구잡이로 뜯어고쳤다. 위는 무겁고 아래는 가벼운,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한 배가 완성됐다. 그 배에 출항 직전까지 화물을 꾸역꾸역 실어 넣었다. 선장이 위험하다고 걱정했다. “윗선 결정에 관여 말라”는 핀잔만 돌아왔다. 안개가 자욱한데도 출항을 밀어붙였다. 차가운 바다에 가라앉았다.
이것은 2014년 4월16일 전남 진도군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에 관한 이야기다. 동시에 세월호를 똑 닮은 배들의 이야기다. 돈 버는 덴 거침없었으나 안전엔 지극히 무심했던 선박 운영 회사들에 관한 이야기다. 경영진이 육상에서 종이문서로 내린 결정이 어떻게 배 탄 이들의 목숨을 사지로 몰았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세월호 참사 이후로도 선사의 ‘위험 감수 경영’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낡은 배를 무리하게 개조해 사고 나기 직전까지 돈을 번다. 이유는 대동소이하다. 적자를 메우려고, 수리비가 많이 들어서, 조업 시기를 놓칠 것 같아서 등등이다.
자본이 정한 수직적 위계 구조도 있다. 선사 부산지사 대표가 안전을 아무리 강조해도 서울 본사 회장님의 ‘실적 가져와’ 한마디면 다 물거품이다. 실적 닦달은 있어도 안전 닦달은 없다. 선사의 매출 부서가 독단적으로 화물을 과적해도 선원들은 문제 삼지 못한다. 선장은 선원들 안전을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지만 선사에 경제적으로 종속돼 있다. ‘기상 상황이 안 좋은데 출항하겠냐’ 물으면 대다수 선장은 “어떻게든 해봐야죠”라고 답한다.
이 모든 이야기는 거듭 묻는다. 세월호 참사 이후 분노하며 던졌던 질문은 어디 있는가. 이윤만 좇고 안전은 등한시하는 사회를 바꾸자던 외침은 어디 갔는가. 왜 안전에 무식할수록 돈을 버는 사회 구조가 그대로 있는가. ‘10년의 세월’ 두 번째 이야기에는 또 다른 ‘세월호들’이 던지는 질문을 차근차근 담았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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