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 당선인이 3월29일 오전 서울 용산 의협회관에서 열린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겨레 김경호 선임기자
4·10 총선 이후 한목소리를 내기로 했던 의료계가 내부 갈등을 겪으면서 예정됐던 합동 기자회견을 무기한 연기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2024년 4월7일 “총선이 끝난 뒤인 4월12일께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한목소리를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가 이틀 뒤인 4월9일 돌연 기자회견 연기 소식을 전했다.
기자회견이 연기된 이유는 대전협의 참여가 불투명한데다 신임 의협 집행부와 비대위가 내홍을 겪으면서다. 의협 비대위가 합동 기자회견 계획을 밝히자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글을 올리며 불참 입장을 밝혔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자 쪽은 의협 비대위에 공문을 보내 “당선인 뜻과 배치되는 의사결정과 대외 의견 표명이 여러 차례 이뤄져 극심한 내외 혼선이 발생했다”며 김택우 비대위원장에게 위원장직을 넘길 것을 요구했다.
의료계에 대표성 있는 대화 협의체를 구성하고 의과대학 입학 정원 2천 명 증원 방침에 대해 통일된 대안을 요구해온 정부도 오락가락하기는 마찬가지다. 4월8일 오전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의대 증원 1년 유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부 검토하겠다”고 답했지만, 같은 날 오후 대통령실이 나서서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뒤집었다.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면서 피해는 보건의료 노동자와 환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4월8일 사내 공지를 통해 의사를 제외한 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미 일부 노동자의 무급휴가 등 비상경영을 하고 있지만, 불어나는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희망퇴직까지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수술 일정이 밀리고 필요한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하면서 환자들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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