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 버니, 감자(왼쪽부터)와 함께 있는 예리씨. 예리씨 제공
나뭇잎이 서서히 물드는 10월, 초여름에 만난 취재원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신종 펫숍으로 파양됐다가 구조 뒤 제주도의 예리씨 집으로 입양된 초대형견 ‘버니’의 소식이었다.(제1471호 표지이야기-구조견 버니는 죽을 고비 넘겼지만, ‘버니들’은 괜찮을까)
버니는 구조 당시 심장사상충에 감염돼 있어 죽을 고비를 세 차례나 넘겨야 했다. 예리씨와 통화하면서 버니가 “컹컹” 우렁차게 짖는 소리가 들렸다.
—버니의 근황이 궁금하다.
“10월17일 심장사상충 완치 판정을 받았다. 심장사상충 치료를 받으면서 다른 장기에도 손상이 갔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하나만 빼고 다 수치가 정상으로 나왔다. 수의사가 석 달 뒤 다시 검사해보자면서 ‘그때는 정상으로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심장사상충도 다른 장기도 이제 괜찮다니 엄청 기분이 좋다.
또 최근엔 반려견 헌혈 문화를 장려하는 캠페인에도 참여했다. 버니는 예전에 죽을 고비를 넘겼을 때 헌혈을 받았다. 이번에 세 가족이 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두 가족은 헌혈한 반려견이 있는 집이고 버니는 헌혈을 받은 뒤 건강해진 아이다. 하나가 헌혈하면 넷을 살릴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 공혈견이 어떤 처우를 받는지도, 일반 가정에 있는 대형견이 헌혈할 수 있다는 것도 잘 몰랐다. 좋은 취지의 캠페인이어서 참여했다.”
—취재했던 6월엔 심장에 무리가 갈까봐 버니의 움직임을 집과 마당으로 제한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이제는 밖에 나가서 산책도 한다. (여름에) 바닷가는 한두 번 다녀왔는데 버니가 물을 싫어해서 물에 안 들어가더라. 애견카페에도 갔는데 버니가 사회성이 좋아 다른 강아지들과 잘 놀았다. 가자마자 친구를 사귀어 친한 친구가 생겼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우리 집으로 초대해 같이 뛰어놀고 먹기도 한다.”
—버니를 구조한 유튜브 채널 <견생역전>과 계속 연을 이어가는 것 같다.
“<견생역전>에서 구조한 ‘복돌이’라는, 버니와 같은 종인 그레이트피레네를 미국에 있는 시댁으로 입양 보낼 예정이다. 복돌이를 항공편으로 보내는 비용이 1천만원 넘게 나온다. <견생역전>에서 후드티를 만들어서 파는 등 운송비를 마련하고 있다. 아무래도 새로 구조된 아이 중 버니랑 같은 종이 있으면 관심이 좀더 가게 된다.”
—앞으로 <한겨레21>에서 어떤 동물 관련 기사를 봤으면 좋겠는지.
“요즘 일만은 아니지만, 원래 안락사를 안 시키던 동물보호소에서도 개들을 안락사한다고 한다. 버려지는 개가 너무 많아 보호소가 꽉 차는데다, 안락사를 안 시키면 민원이 들어온다고 한다. 태어난 지 30일 된 강아지도 안락사를 당하고, 치료된 아이들도 입양이 안 돼서 병을 다 고쳐놓고 안락사를 시키는 거다. 그래서 ‘차라리 자유롭게 밖에서 사는 게 낫지, 괜히 개들을 보호한다고 신고했다가 보호소에 들어가서 죽게 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보호소에서는 마취제나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고 안락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어떤 해법이 제시돼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 문제를 다뤄줬으면 한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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