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송혁(48·아담 크랩서)씨.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NAKASEC) 제공
법원이 아동을 국외로 입양 보내면서 ‘입양 아동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은 입양알선기관 홀트아동복지회(홀트)에 책임을 물었다. 홀트가 입양인의 국적 취득 확인 의무에 소홀해 결국 입양인이 강제추방까지 당하게 된 데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을 명령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박준민)는 2023년 5월16일, 1979년 3살에 미국으로 입양된 신송혁(48·아담 크랩서)씨가 홀트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홀트가 신씨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신씨는 홀트와 정부가 국외입양인에 대한 보호 역할을 소홀히 했다며 2019년 소를 제기했다.
신씨는 친부모가 있었지만 출생신고가 안 됐고 부모의 호적에 오르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고아로 입양됐다. 당시 고아는 입양알선기관장의 동의만으로 입양 보낼 수 있었다. 입양 뒤 신씨는 양부모의 학대와 두 차례 파양 등으로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해 2016년 미국에서 한국으로 강제추방됐다. 미국으로 입양될 당시 신씨는 미국에서 입양재판을 거쳐야 입양이 완료되는 비자를 발급받았다. 이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해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홀트는 국외입양을 간 신씨의 후견인으로서 입양이 완료될 때까지 수년간 불완전한 지위에 있는 신씨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홀트가 의무를 다해 양부모에게 시민권 취득 절차를 제때 이행하도록 주지시키고, 입양 완료 후 신씨가 국적을 취득했는지 적극적으로 확인했다면 신씨가 성인이 될 때까지도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해 강제추방 되는 결과가 초래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국외입양을 장려해왔던 정부의 관리·감독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신씨의 대리인 김수정 변호사는 “법원이 불법행위를 주도하고 용인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는 심각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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