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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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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타투’ 세계가 사랑한 불법…기억 새기고 아픔 지운다

국민 1300만명이 문신 하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K-타투
치유에서 예술까지 드넓은 정체성을 ‘불법’으로 가둘 수 없어
등록 2023-05-12 13:56 수정 2023-05-19 04:04
타투유니온 윤지수 지회장이 팔에 타투이스트 직업코드 ‘42299’를 새기고 자세를 취했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타투유니온 윤지수 지회장이 팔에 타투이스트 직업코드 ‘42299’를 새기고 자세를 취했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봄볕이 환하게 내리쬐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타투 스튜디오. 경쾌한 시티팝이 흐르는 분위기 속에 타투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타투이스트 18명이 함께 쓰는 이 스튜디오는 자리를 옮겨 문을 연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도 멀리서 손님들이 찾아왔다. 고객의 상당수는 외국인인데 그중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을 홍보하느라 한국을 찾은 할리우드 배우 폼 클레멘티에프도 있었다. 외국 배우나 셀러브리티(유명인)가 한국에 방문해 타투를 받는 건 이미 드문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이후 서울은 세계 트렌드를 이끄는 ‘타투의 도시’가 됐다.

서울은 세계 트렌드 이끄는 타투의 도시

장장 3시간에 걸친 작업을 끝낸 윤지수(31) 타투이스트가 다소 지친 얼굴로 인사했다. 그는 ‘달’이라는 예명으로 천사의 날개와 십자가, 꽃, 동물 등을 모티프로 한 섬세하고도 예술적인 작품을 여럿 선보였다. 최근엔 한국 최초의 타투이스트 노조인 ‘타투유니온’ 지회장을 맡았다. 그의 팔뚝과 손등에도 여러 모양의 타투가 수놓였다. “좋아하는 것을 가장 많이 (타투를) 받았고 종교적 의미도 담았다”고 했다.

타투(문신)는 바늘을 이용해 피부에 모양을 그리는 행위다. 예전엔 ‘문신’ 하면 ‘차카게 살자’라고 쓰인 낙서 같은 글자, 강박적인 굵은 선, 이빨을 드러낸 위협적인 동물 그림 등 대형 서화 문신을 떠올리는 이가 많았다. 조직폭력배의 전유물로 여겨진 이런 문신은 일본의 ‘이레즈미’(이레루: 넣다+스미: 먹물)에서 영향받았다. 일본 조직폭력배 집단인 야쿠자가 호랑이, 용 같은 무늬를 새겨넣어 주술적 의미로 쓰였다. 유럽 뱃사람들이 주로 새기던 ‘올드 스쿨’ 타투 역시 주술적 의미로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그 밖에 부족 남자들의 용맹함과 강인함을 상징하는 ‘트라이벌’(폴리네시안), 글씨를 쓰는 ‘레터링’, 섬세한 선으로 이뤄진 ‘라인워크’ 등 타투 종류는 갈수록 다양해졌다. 이른바 ‘감성 타투’라는 작고 귀여운 타투와 크레파스 질감의 오일파스텔 타투 등이 나오며 ‘문신=조폭’이란 공식은 옛말이 됐다.

단테의 <신곡>을 주제로 한 오귀스트 로댕의 ‘지옥문’을 타투로 그렸다. 김도윤 제공

단테의 <신곡>을 주제로 한 오귀스트 로댕의 ‘지옥문’을 타투로 그렸다. 김도윤 제공

섬세한 표현으로 장미꽃을 그렸다. 김도윤 제공

섬세한 표현으로 장미꽃을 그렸다. 김도윤 제공

2000년대 이후 한국 타투이스트들이 개발한 ‘파인 타투’는 순수예술로서 가치를 얻어가고 있다. 한국인이 주도한 ‘케이(K) 타투’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로 뻗어나갔다. 인스타그램에선 꽃이나 동물의 모습을 담은 구상부터 이미지를 단순화한 추상과 한글 타투까지 한국인 타투이스트의 놀라운 디자인과 작업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외국인들도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현행법상 의사가 아닌 사람이 타투를 시술하는 건 불법이다. ‘타투(문신)업법’이 논란이 되는 이유다. 이제 타투는 하나의 신체 문화가 됐고 젊은 세대일수록 자신을 표현하는 패션이자 라이프스타일의 하나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2021년 6월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살 이상인 1002명에게 전화조사한 결과, 의사가 아닌 일반인도 자격을 갖추면 타투를 시술할 수 있게 하는 ‘타투업 법안’에 18~29살 응답자의 81%가 찬성이라고 했다.

‘신체발부수지부모’ vs 부모님 기억하려고

음악계 인디레이블 회사에서 일하던 조아무개(41·프리랜서)씨는 “주변에 타투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무척 많은데 불법이라니 현실과 너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타투를 다섯 개 갖고 있다. 처음 타투를 한 건 5년 전이다. 2017년 남편이 사고로 젊은 나이에 일찍 세상을 떠난 이듬해였다. “아이랑 둘이 지내다가 뭔가 기억하고 싶어 남편과 저, 그리고 아이 생일을 왼쪽 팔에 새겼어요. 타투는 성인이 되면서 관심이 많았어요. 지금은 처음부터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일 뿐이에요.” 이후 그는 20대 때부터 키워오던 고양이 두 마리의 모습을 타투로 그려넣었다. 달의 뒷면을 상징하는 그림과, 자신이 크레파스로 그린 도안을 바탕 삼아 타투를 받기도 했다.

‘서촌 옥상화가’로 잘 알려진 김미경씨는 7년 전이던 56살 때 처음 타투를 받았다. 어릴 때부터 오른팔 전체에 커다란 빨간 점이 있어 깜짝 놀라는 사람들 때문에 속상해하다가 어느 날 예쁜 꽃모양으로 피워냈다. “우리 몸에 주어진 것을 변형시키는 일은 힘들다는 관념이 있었는데 몸에 그림을 그리니까 용감해지는 마음이 생겼다. 타투는 내게 고마운 것이다.” 미국 대학원에서 미디어를 전공하는 그의 딸은 엄마가 그린 진달래 그림을 본떠 같은 타투이스트에게 시술받았다. 멀리 떨어져 사는 엄마와 딸은 이렇게 연결됐다.

김미경 화가의 딸은 어머니가 그린 진달래꽃 그림을 타투로 옮겼다. 김미경 제공

김미경 화가의 딸은 어머니가 그린 진달래꽃 그림을 타투로 옮겼다. 김미경 제공

피부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신체발부수지부모’라는 오랜 유교 관념에 위배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타투를 받으며 부모나 가족을 기억하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윤지수 지회장은 “가족의 이야기를 타투로 받는 이가 많다”고 말했다. “아기가 생기지 않아 속상해하는 여성 고객에게 좋은 소식을 가져다줄 꽃과 새를 작업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어요. 이야기를 나누며 점점 본연의 밝은 느낌이 살아나더라고요. 타투에는 치유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2022년 11월16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서 공개한 다큐멘터리 <더 타투이스트>는 일하다 손가락 한 마디가 잘려나간 남자에게 손톱을 그려주는 장면을 첫 에피소드로 보여준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에미상 스턴트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한 스턴트우먼 김차이씨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세상을 떠난 두 언니를 기리는 타투를 받았다.

<더 타투이스트>를 제작한 풀끼리프로덕션 최정호 대표는 세월호 참사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들다가 타투에 관심 갖게 됐다. 단원고 졸업생인 세월호 생존자들과 오래 다큐멘터리 작업을 했는데, 어느 생존자의 몸에 트라우마로 인한 자해 흔적이 많아 그 상처를 지우는 ‘커버업 타투’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최 대표는 “타투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상쇄하고 긍정적 시선으로도 이야기할 부분이 많아 각자 자기 삶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팔에도 세월호 노란 리본과 달 사진을 찍는 자신의 모습이 타투로 새겨져 있다.

1999년부터 타투 전문 클리닉 빈센트의원을 운영하는 의사 조명신은 책 <타투하는 의사>에서 말한다. “모든 타투가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진 않는다. 모두가 쉽게 타투를 결정하고 시술받길 원하는 것도 아니다. 타투는 영구적으로 몸에 남고 지우기도 어렵기에 늘 신중해야 한다. 다만 나는 사람들이 보다 관대해졌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타인의 몸에 지나치게 관심 갖지 않았더라면 이런 논쟁 자체가 없었으리라는 얘기다.

김도윤 타투이스트가 작업 준비를 하고 있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김도윤 타투이스트가 작업 준비를 하고 있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직업코드 ‘42299’를 팔과 손에 그린 타투이스트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직업코드 ‘42299’를 팔과 손에 그린 타투이스트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세금 걷어가며 불법이라는 모순

타투가 불법인 탓에 타투이스트, 미용문신사의 규모에 관한 공식 통계는 없다. 업계는 반영구화장 시술자가 30만 명이고 타투이스트가 5만 명이라고 하지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4년 자료를 보면 타투이스트와 반영구화장 시술자가 최대 6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9년이 지난 지금은 시술자가 훨씬 많아졌으리라는 짐작 정도만 가능하다. 한국타투협회는 연간 타투 시술이 650만 건이라고 밝혔는데,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타투나 미용문신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이 금지된 것은 1992년 대법원이 타투 시술을 ‘의료행위’라고 판단하면서다. 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닌 자의 의료행위를 금지하기에, 의사가 아닌 모든 사람의 타투 시술이 불법이 됐다.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은 의료법(제27조)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보건범죄단속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 비춰 처벌 정도가 지나치다는 의견이 많다. 특히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를 보면, 하한이 ‘징역 2년 이상’이고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다. 게다가 벌금형까지 병과해 타투이스트나 문신사가 받는 법정형이 과하다는 지적이 오랫동안 제기됐다.

케이(K)-타투를 이끌고 있는 한국의 타투이스트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케이(K)-타투를 이끌고 있는 한국의 타투이스트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현재 타투이스트는 엄연한 직업인이다. 고용노동부는 2015년 타투이스트를 미래유망 신직업의 하나로 검토해야 한다고 발표했고, 통계청은 한국표준직업분류상 ‘42299’라는 공식 직업코드를 부여했다. 국세청은 ‘문신업’으로 사업자등록을 하게 하고 세금을 매긴다. 하지만 세금을 내면 오히려 범죄자임을 나서서 증명하는 모순이 생긴다. 게다가 2019년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문신시술 실태조사 및 안전관리 방안 마련’ 보고서를 보면, 타투 경험자 171명 중 1명(0.6%)만이 의사에게 시술받았다고 답했다. 의료법에 따라 의사만이 하도록 한 타투 시술을 의사는 하지 않고, 직업코드까지 있는 타투이스트나 문신사의 영업은 금지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긴다. 미술적 재능과 다년간 경험이 필요한 전문 분야이기에 의사는 타투를 하기 어렵고, 타투이스트나 문신사는 피부에 그림을 그리려고 의사면허를 딸 수 없기 때문이다.

의사가 아닌 사람의 타투 시술이 불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객의 갑질도 잇따랐다. 2020년 2월28일 타투유니온이 설립되고 같은 해 12월31일까지 타투유니온에서 접수한 협박·분쟁 상담은 122건이었다. 당시 조합원(400명)의 4명 중 1명이 범죄자로 몰려 폭력에 노출된 셈이다. ‘시술 결과 불만’ ‘단순 변심’ 등을 이유로 신고하겠다며 금전을 요구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미용문신업 종사자도 같은 어려움을 호소했다.

타투업계 스스로 위생·안전지침 운영

현재 여야와 정부는 타투 합법화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국회에는 관련 법안이 8개나 발의됐고, 앞서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022년 4월 비의료인의 타투 시술 행위의 합법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2022년 1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타투 합법화를 공약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2022년 3월 헌법재판소는 문신사 단체들이 청구한 헌법소원을 다시금 기각 결정했다. “현재로서는 의료인에 의하여 문신 시술이 시행되어야 안전성이 담보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그 1년 전인 2021년 3월, 이미 큰 변화가 나타났다. 타투유니온과 녹색병원이 협업해 ‘그린타투센터’를 출범하고, 타투 시술의 부작용을 빌미로 타투를 불법화하는 목소리에 대항해 자체 감염관리에 나선 것이다. 조합원들은 이곳에서 도구 멸균 방법, 감염을 막는 기본 지침, 멸균키트를 활용한 감염관리를 배운다. 피술자에게는 수술동의서에 준하는 형식으로 동의서를 받아 2년간 보관한다. 김도윤 타투유니온 사무장은 “타투 시술에서 멸균 수준의 위생관리를 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말했다.

손가락이 절단된 사람의 손에 타투로 손톱을 그려 넣었다. 김도윤 제공

손가락이 절단된 사람의 손에 타투로 손톱을 그려 넣었다. 김도윤 제공

타투 관련 입법이 미비하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여론이 들끓자, 2023년 4월27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각계의 의견을 들었다. 8년 만에 ‘문신·반영구화장 관련 법안에 대한 공청회’를 연 것이다. 타투 업계와 미용·뷰티 관련 단체 대표들, 그리고 의사단체를 대변하는 의료인이 참석해 문신과 반영구화장 관련 법안에 의견을 진술했다. 2020년 문신사법을 대표 발의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발언 기회를 얻어 “문신이 불법이던 모순된 상황을 바꾸고 양지로 갖고 와 관리하고 감독해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챙겨야 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입법조사처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 문신 이용자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이르며 타투 시장은 1조2천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최한 ‘문신용 염료 안전관리 방안 포럼’에서 염료제조사 ‘더 스탠다드’가 발표한 국내 누적 타투 피술자 수는 300만 명이고 눈썹·입술 등 반영구화장 경험자는 누적 1천만 명이었다. 1300만 명이 타투, 미용문신을 받았다는 것이 현재 거의 정설이 됐다.

타투·문신 업계와 미용·뷰티 관련 단체는 일제히 문신·반영구화장 법안에 찬성했지만 세부 입장은 달랐다. 문신은 진피층 밑 1~2㎜까지 색소를 주입하지만 반영구화장은 표피층 하부와 진피 상부층 사이 0.08~0.15㎜까지 상대적으로 얕게 시술하므로, 반영구화장이 더 안전하다는 견해를 가진 쪽도 있었기 때문이다. 반영구화장을 먼저 합법화해야 한다는 미용산업 쪽과 타투·문신과 반영구화장의 시술법 차이가 없기 때문에 모두 함께 입법해야 한다는 타투·문신 단체의 입장이 나뉘었다.

대한문신사중앙회 임보란 회장은 “반영구화장은 서화 문신의 기술을 미용문신으로 최적화한 것이다. 엉덩이, 종아리 튼살, 상처 커버, 백반증, 머리 헤어라인과 숱 보강, 유륜까지도 반영구화장 영역에서 시술되며 모든 방법에서 문신일 뿐”이라고 타투와 반영구화장술이 한꺼번에 합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의사단체 쪽 진술인으로 참석한 이시형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문신·반영구화장 제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염료에 다양한 발암물질과 중금속, 방부제 등이 포함됐다며 문신 시술과 법안 통과 자체를 반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공청회 장면. 국회인터넷의사중계 화면 갈무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공청회 장면. 국회인터넷의사중계 화면 갈무리

복지부도 “국민 건강 위해 제도화해야” 입법 찬성

공청회에 참석한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 대다수는 법안 통과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보건복지부 진영주 건강정책국장도 “대법원은 문신을 의료행위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굉장히 많은 국민이 시술하기 때문에 국민 건강과 위생을 위해 보건당국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입법해달라” “꼭 제도화돼서 국민이 안전하게 잘 시술받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법안 통과를 거듭 요청했다. 눈썹 문신을 한 국회의원이 여럿 모여 앉은 자리에서 타투(문신) 합법화를 논의하는 공청회는 블랙코미디 같았지만, 여론이 몰고 온 전향적인 변화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타투유니온 김도윤 사무장은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는다면 호의적인 반응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대한의사협회 황지환 기획이사(피부과 전문의)는 “공청회에서 대단히 불공정하게 우리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로지 시술하는 사업자 시각에서만 논의된 점이 매우 유감이며 법안 심사 과정에 지속적으로 국민 건강 관점에서 의견을 낼 예정”이라며 법안 통과를 강하게 반대했다.

영광과 불법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발전해온 ‘케이 타투’의 미래는 이제 국회에 달렸다.

주얼리 모양의 타투. 김도윤 제공

주얼리 모양의 타투. 김도윤 제공

십가가와 꽃을 형상화한 타투. 윤지수 제공

십가가와 꽃을 형상화한 타투. 윤지수 제공

고양이 모양의 타투. 윤지수 제공

고양이 모양의 타투. 윤지수 제공

반려동물의 모습을 담기도 한다. 김도윤 제공

반려동물의 모습을 담기도 한다. 김도윤 제공

이유진 선임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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