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일본에 기대한 ‘호응’이 ‘무시’로 돌아왔다. 왜곡된 역사관을 이전보다 강화한 2024년판 초등학교 4·5·6학년 사회과 교과서가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 심사를 통과해 3월28일 공개된 것이다.
주로 조선인 강제동원에 대한 서술이 2019년판보다 약화됐다. 도쿄서적의 6학년 교과서는 ‘전쟁과 조선 사람들’ 부분에 실린 사진을 설명하며 “병사가 된 조선의 젊은이들” (2019년판 ) → “ 지원해서 병사가 된 조선의 젊은이들”(2024년판)로 바꿔 썼고, 교육출판의 6학년 교과서도 “일본군 병사로 징병해 전쟁터에 내보냈다”(2019년판)→“일본군 병사로서 전쟁터에 내보냈다” (2024년판 )로 서술을 바꿨다.
또 전범국가 일본에 대한 기록을 대폭 줄이고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서술을 강화했다. 일본문교출판은 6학년 교과서에서 관동대지진 때 자행된 조선인 학살을 상세히 설명한 칼럼을 삭제했다. 도쿄서적은 초등학교 3∼6학년용 지도 교과서에서 “다케시마(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지만 한국에 점거돼 일본이 항의하고 있다”라는 2019년판 서술에서 ‘불법점거’를 추가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제3자 변제안’으로 확정 지은 3월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정치 지도자로서 결단을 내렸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호응해야 하는 게 아니냐”며 기대를 내비쳤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였다. 강제동원 피해뿐만 아니라 다른 과거사 문제까지 줄줄이 끌려가는 형국이 됐다.
“대승적 결단으로 이번에 내가 양보했으니 너희의 성의 있는 조치를 기대한다는 건 매우 프로답지 않은, 이익에 기반한 양국 관계가 마치 (상대방의 호의에 기대는) 인간관계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이다. 외교는 선수들의 게임이다.” 최종건 전 외교부 제1차관이 <한겨레21>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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