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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국토부 장관 변신한 원희룡, 제주 제2공항 강행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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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장관 변신한 원희룡, 제주 제2공항 강행하나

국토부,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 퇴짜에도 다시 보완서 제출
시민단체 “철새와 숨골 등 대책 일방적… 공개 검증 필요”
등록 2023.01.23 16:25 수정 2023.01.23 23:38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놓고 8년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놓고 8년째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 논란이 8년째 지속되고 있다. 제주도청 현관에서는 퇴근 시간 무렵이면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제2공항 반대’ 시위에 나선다.

국토교통부가 2023년 1월5일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전환평) 본안을 보완해 환경부에 제출하면서 제2공항 논란이 불붙고 있다. 이번 국토부의 본안 제출은 환경부가 2021년 7월20일 “평가서 협의에 필요한 중요 사항이 재보완서에서 누락되거나 보완 내용이 미흡하다”며 반려한 지 535일 만이다.

국토부, 환경영향평가서 다시 제출

그러나 국토부는 이 과정에서 원희룡 장관과의 면담과 ‘전환평 보완 가능성’ 연구용역 결과 공개를 요구해온 제주도를 배제한 채 추진했다. 시민단체들은 “이해당사자인 제주도와 도민을 패싱했다”며 비판했다. 이 때문에 2공항 건설이 추진돼도 지역사회의 반발은 클 전망이다.

국토부는 2019년 6월 전환평 초안을 환경부에 제출한 데 이어 환경부의 검토 의견을 반영해 같은 해 9월 본안을 제출했다. 환경부는 2019년 10월과 12월, 2020년 6월 세 차례 걸쳐 보완과 재보완, 추가보완을 요청했다. 이에 국토부는 보완 요청을 받은 지 1년이 지난 2021년 6월12일 보완한 내용을 제출하지만 환경부는 7월20일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서식지 보호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영향 재평가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다수의 맹꽁이(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서식 확인에 다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가치 미제시 등을 이유로 반려했다.

당시 환경부의 세 차례에 걸친 보완·재보완·추가보완 요청 뒤 나온 반려 조처를 두고 국토부가 사실상 2공항 건설 동력을 상실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철새 도래지와 지하수 함양·유통을 담당하는 숨골 등의 파괴에 대책 마련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2공항 추진 절차를 밟아왔다. 국토부는 2021년 2월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가능성 검토 연구용역’에 들어가 보완 가능성을 검토해 “현지 추가 세부조사도 시행했고 28차례의 자문회의를 거치는 등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환경부에 전환평 본안을 제출하면서 보도자료로 짧게 관련 내용을 밝혔다. 항공기와 조류의 충돌 영향과 서식지 보전 관련해서는 항공기 안전을 우선 확보하기 위해 조류 접근 예방활동 등에 주력해 적정거리에 대체 서식지 등 조류 서식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맹꽁이 등 법정보호종과 관련해 2공항 예정지 내 맹꽁이 분포밀도 조사 결과 제주도 내 지역 간 유의미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고, 포획과 이주 방안을 검토 제시했다고 밝혔다. 숨골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숨골의 정의를 우선 규정하고 문헌 조사 등을 더해 예정지와 주변 지역의 숨골 분포 빈도가 다른 지역과 큰 차이가 없음을 검토·제시했다고 밝혔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제2공항 건설 예정지.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제2공항 건설 예정지.

국토부 “28차례 자문회의 거쳐 전문가 의견 수렴”

국토부는 “전환평을 상세히 보완했다”면서도 “정부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인 관계로 전부 공개가 어렵다. 세부자료는 협의가 완료된 이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전환평 보완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런 국토부의 입장에 시민사회단체는 반발했다.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국토부가 보완 가능성 검토용역 결과조차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은 스스로 문제 많은 용역이었음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이 단체는 “보도자료에 나온 보완 내용 요지를 봐도 문제점이 많다”며 “철새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대체 서식지를 만들어 기존 서식지에서 철새를 내쫓는 내용이 들어가 있는가 하면 맹꽁이 조사가 가능한 시기는 6월 이후로 검토용역이 사실상 끝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 단체는 빗물이 암반 틈을 통해 지하수 함양지대로 흘러가는 숨골에 대해 “국토부가 직접 숨골의 정의를 내리고 숨골별로 평가해 보전 가능한 숨골을 자신들이 알아서 정하고 나머지는 파괴하겠다는 내용까지 넣었다”며 “국토부가 작성한 전환평 보완서를 공개해 검증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주도도 국토부의 2공항 전환평 본안을 환경부에 제출한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2022년 7월 취임 이후 여러 차례 직전 제주도지사이기도 한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의 면담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오 지사는 ‘도민의 자기결정권’을 강조하며 10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11월 제주도의회 도정질문, 12월 송년 기자회견에서 원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국토부 쪽의 반응은 없었다. 강애숙 공항확충지원단장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오 지사 면담과 전환평 연구용역 결과 공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여러 차례 2공항 전환평 보완 가능성 연구용역 결과 공개를 요청했으나 국토부는 참고자료 형식으로 주요 보완 내용만 공개했다”며 “도민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고 오히려 논란만 가중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오 지사는 “국토부가 제주도와의 사전 협의 없이 2공항 건설을 위한 절차를 추진하는 것은 원활한 사업 추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전환평 연구용역 결과 전체 보고서를 공개할 것을 국토부에 촉구했다.

제2의 강정 기지가 되는 갈림길에 서

지역사회는 국토부가 일방적 밀어붙이기로 제주도와 시민사회를 무시한다고 본다. 공항시설법에 따라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시 지방자치단체장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지자체장은 기본계획안에 대해 주민 열람을 하고 의견을 들어야 한다. 또 기본계획이 고시될 경우 이후 진행되는 환경영향평가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제주도의회의 동의를 얻는 과정도 남아 있다.

국토부가 제주도와 시민사회와 소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하면 후유증이 남을 전망이다. 이미 제주 사회는 강정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중앙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추진에 따른 사회적 갈등을 경험했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한겨레>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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