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제 김경호 선임기자
네이버의 40대 직원 ㄱ씨가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5월25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ㄱ씨 사망을 두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 온라인에는 ㄱ씨가 직장 상사에게 기합과 폭언을 당했고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네이버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책임 리더 ㄴ씨 등의 직무정지를 권고한 상태다. 네이버 노동조합은 이번 사건의 원인을 ‘위계에 의한 괴롭힘’으로 지목하며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노동조합은 계정 등이 삭제된 상황을 포착하고 회사 쪽에 “고인에 대한 사내 모든 데이터를 보존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노동 분야 전문 법무법인을 선임해 자체 조사도 진행한다.
2019년 7월부터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금지한 법이다. 하지만 괴롭힘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5월31일 TBS 라디오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 방송)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의 빈번한 유형은 폭언이다. “‘이것 시정이 안 되어 있는 거 아니야?’라는 말을 ‘도대체 넌 뭐 하는 아이야?’라고 하면 그것이 바로 폭언… 무엇이 잘못인지와 관련해 구체성이 떨어지면 폭언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직장갑질119가 5월30일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2.5%가 지난 1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5.4%는 자신이 겪은 직장 갑질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신고자 중 71.4%는 피해 사실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신고 뒤 근무조건 악화나 따돌림,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겪었다는 이들도 67.9%였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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