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첫날, 재미난 소식을 들었다. “오늘부터 네이버 블로그에 일기 2주 동안 쓰면 1만6천원 준대~ 한 줄만 써도 됨.” 네이버가 블로그 활성화를 위해 야심차게 기획한 #오늘일기_챌린지다. 이런 퍼주기식 마케팅에도 주최 쪽이 망하지 않는 이유는 해내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인간적이다’라는 말의 다른 뜻은 ‘작심삼일’이니까. 하지만 이번엔 진짜 망할 뻔했나보다. 참여자가 아닌 주최 쪽에서 3일 만에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니.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네이버의 변명을 들어보자.
“여러 아이디로 글을 복사해 붙여넣는 등 어뷰징 형태의 비정상적인 참여가 많아 일찍 종료하게 됐습니다.”(<이데일리>)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가나다라마바사’ 같은 아무 의미 없는 문장을 쓴다거나, 점 하나를 찍거나, 심지어 ‘오늘도 네이버 알바 뛰러 간다’”고 쓴 참여자도 많았다고 한다. 정확한 참여자 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한 개발자에 따르면 5월1일 챌린지에 참여한 사람들이 끝까지 일기를 쓰면 네이버 쪽에서 90억원 가까이 지급해야 한단다. 일상을 소중히 기록하는 참여자들과 빌런(악당)을 구별하기 힘든 상황에서 너무 많은 이가 참여해 회사 기둥이 뽑히게 생겼으니 네이버 블로그팀의 마음은 얼마나 타들어갔을까. 하지만 한 줄만 써도 된다면서요…!! 결국 네이버는 이벤트를 종료하며 3일 동안 일기를 쓴 이들에게 1천원을 주는 것으로 끝냈다.
1만6천원의 공돈을 얻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이들에게 1천원은 얼마나 화나는 금액인가? 참여자들은 폭주했다. “1만6천원 받아서 반포 자이 사는 데 보탤 생각 하고 있었는데 1만5천원 부족해서 집 못 산다”(im*******)나 “1만6천원 담보로 전세대출 받아놨는데 이거 어떡함. 고소할 거야”(Jy****) 등 이번 사태로 네이버는 한동안 놀림거리가 될 예정이다. 하지만 뜻밖의 위로도 받았다. 네이버 같은 일류기업도 능력이 안 되면 조기 종료도 하고 포기도 하는구나. 우리도 대충 살자… 인생 파이팅…!!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관심 분야 웃기고 슬픈 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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