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 군대 안 갔으니까 남자보다 월급 적게 받는 거 어떻게 생각해요?” 2020년 11월 동아제약 채용 면접에서 인사팀장이 면접자에게 던진 질문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분노에 불이 붙었다. 박카스, 템포 등의 제품으로 알려진 기업인 동아제약을 불매하자는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시작은 유튜브 예능 <네고왕2> 댓글이었다. 생리대 가격을 협상하는 내용의 영상 아래에 자신이 당했던 성차별 면접을 폭로하면서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사람들의 분노가 커지자 동아제약은 빠르게 대표 명의로 된 사과문을 내놨다. 빨랐지만 모호했다. 공식 사이트나 채널을 통하는 대신, 유튜브 댓글창에 사과문을 올린 것이다.
비난 여론은 오히려 더 커졌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여성 면접자를 차별하거나 채용상 불이익을 주려고 해당 질문을 한 것이 아니며, 인사제도 개편을 앞두고 군필자 가산 제도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피해자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제대로 된 사과문을 보름 이상 동아제약 채용 누리집에 게재하고, 면접자인 자신에게 던진 질문이 ‘성차별 질문’이었음을 인정하길 원한다고 했다. 동아제약은 해당 발언을 한 인사팀장을 보직 해임과 정직 3개월에 처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9월 구직자 1732명을 대상으로 취업 포털 ‘사람인’이 설문한 결과, 전체 구직자의 21.1%가 ‘면접에서 성별을 의식한 질문을 받았다’고 답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그동안 면접에서 당한 성차별 일화가 쏟아졌다. 언론사 면접에서 “아이를 가질 거냐?”는 질문을 받았다는 내용부터 “여자 안 뽑을 건데 그냥 한번 불러봤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했다. 여성 작가 뮤리얼 루카이저의 말이 떠오른다. “만약 한 여성이 자신의 삶에 대해 진실을 털어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 이제, 여자들이 말하기 시작했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 분야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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