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강창광 선임기자
‘공무원 시험 합격은 , 공인중개사 합격 …’ 학원 광고의 코미디언 서경석이 10월31일 공인중개사 시험에 나선다. 공부 과정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올해로 31회를 맞이하는 공인중개사 시험에는 총 36만2754명이 접수했다. 역대 최다 인원이다. 공인중개사 시험은 1985년 1회부터 만원이었다. 당시 경기도 고양군의 인구가 18만 명이었는데, 19만8808명 접수, 15만7923명이 응시했다. 공인중개사는 중장년층에게는 ‘인생 2막’을 열어주는 전통 강호 직업군으로 우뚝 섰다. 1997년 외환위기로 곳곳에서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어도 공인중개사 인기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그에 비해 공인중개사의 미래는 바람 앞 등불이다. 일부 공인중개사의 불법, 탈법과 비윤리적인 행위가 꾸준히 발각됐다. 2019년 800여 명의 전세보증금 500억원이 걸린 수원시 전세보증금 사태, 등기부등본과 임대차계약서를 조작해 한 오피스텔에서 2년간 24억원을 챙긴 인천 전세 사기 사건의 주인공은 공인중개사였다. 2020년 2월부터 8월 말까지 6개월간 부동산거래질서교란행위 신고센터에 접수된 불법 집값 담합 행위자 1위도 공인중개사였다.
부동산 대신 부동산 앱을 찾는 이도 늘고 있다. 부동산 앱의 내용도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고 있다. 행정 시스템과 연계해 등기부등본, 건축물대장, 도면 열람과 실거래가 조회 및 계약, 전입신고 및 확정일자, 등기가 한 번에 가능한 앱, 또는 각종 결제 시스템과 연동해 월세 및 관리비 납입은 물론 음식 배달, 세탁 등 주택 및 생활 전반 서비스 앱이 상상에만 그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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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9월 ‘한국판 뉴딜’ 계획을 발표하면서 블록체인 기술과 증강현실(AR) 기술 등을 활용한 비대면 부동산 거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중개사 없는 거래’다. 공인중개사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문재인 대통령님 전상서’를 올렸다. 무등록 중개 행위 단속과 처벌 강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손해배상 등의 요구와 함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인중개사 시험까지 폐지해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청원 동의는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넘기고 2020년 10월21일 마감됐다. 지난 30년 공인중개사 시험 누적 합격자 수는 약 45만 명, 이 중 개업한 중개사는 약 10만 명이다. 경기는 잔뜩 얼어붙었지만 고공행진하는 부동산 가격처럼 아찔하게 많은 공인중개사 시험 접수 인원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분야 -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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