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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백신 때문에 울고 웃고 죽고

등록 2020-10-17 14:46 수정 2020-10-19 10:1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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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둘러싸고 상황이 엇갈린다. 미국의 표정은 어둡다. 존슨앤존슨,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등 개발에 속도를 내던 백신의 임상이 부작용 등으로 줄줄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전세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중 개발 속도, 효력, 안전성 측면에서 제일 뛰어나다 꼽혀왔기에 업계의 실망감은 옅지 않다. 반면 웃는 쪽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다. 이들이 개발하는 백신은 대량 접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는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딸에게도 접종했다며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홍보하는 상황이고, 중국의 시노백 백신은 브라질 등에 대량 공급을 할 예정이다. 주가 상승으로 표정이 밝아진 기업도 있다. 한국 기업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10월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의 예방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투약한 즉시 몸 안에 항체가 형성되는 장점이 있어, 코로나19 고위험군에게 투약하면 백신을 넘어선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기대되는 치료제다.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는 발표 뒤 나흘 연속 셀트리온 주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표정이 어둡다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이들도 있다. 바로 상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상어 간에서 나오는 요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어의 간유인 스쿠알렌은 화장품뿐 아니라 각종 백신을 만들 때 보조제로도 쓰인다. 백신의 안정성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1t의 스쿠알렌을 만드는 데 희생되는 상어는 3천 마리 정도라, 전세계인이 코로나19 백신을 맞는다고 가정할 때 최대 50만 마리의 상어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전에 화장품 등을 만들기 위해 죽임당한 상어 수도 상당해, 지구상의 약 19% 해역에서 상어가 이미 사라진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더 많은 상어가 목숨을 위협받고 있다. 국제 청원 사이트에는 상어를 희생시키지 않고 백신을 개발하라는 글이 올라왔고, 7만9천여 명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백신의 중요성에 대한 고려만큼이나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을 위해서는 더 많은 질문과 노력, 합의가 필요해 보인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분야 -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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