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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안타 대신 날려버린 방역수칙

등록 2020-08-01 14:35 수정 2020-08-04 10:0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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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닫혔던 경기장 문을 열자마자 난리가 났다. 미국 프로야구 얘기다. 마이애미에서 선수 15명, 코치 2명 등 최소 1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마이애미의 홈 개막전을 취소하고, 선수들이 쓰던 라커룸을 다른 선수들이 쓰지 않게 하기 위해 이어지는 경기를 연기하는 등 급히 조처했지만, 시즌 전체를 연기하거나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확진자가 늘어나 선수들의 불안이 커지는데도, 끝내 경기를 강행하려는 사무국의 결정을 현지 언론들은 강하게 비판했다. 코로나19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시즌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선수도 있다. LA 다저스의 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는 연봉 142억원을 포기하고 가족 곁에 남기로 했다. 사무국이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현지 상황을 고려해, 선수들 스스로 경기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41만 명, 사망자는 15만 명(7월30일 오전 9시 기준)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상황이 좋지 않다.

시즌은 열렸지만 관중을 받지 못해 썰렁한 경기장에서 시합을 치러야 했던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은 드디어 팬들을 맞기 시작했다. 구장 규모의 10%만 관중을 받고, 경기장 내 좌석에선 식음료를 먹지 못하게 하는 등 제한이 많았지만 야구팬들은 열광했다. 서울 잠실과 고척 야구장의 표는 두 시간도 안 돼서 다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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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운영이 마냥 매끄럽지는 않았다. 불상사가 터진 곳은 부산 사직구장이었다. 롯데는 7월28일 사직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티켓값이 비싼 일부 좌석에 한정적으로 관중을 받아 문제가 됐다. 한 좌석씩만 띄어 앉도록 해 팬들은 1m도 떨어지지 않은 채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질타가 이어지자 롯데는 좌석 운영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부족했음을 인정하는 보도자료를 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마음 놓을 때는 아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어김없이 정례브리핑을 열어, 모든 사회가 방역수칙을 지키며 사회 전반의 감염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글와글한 경기장에서 자유롭게 응원하며 야구를 즐길 날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대비와 주의가 필요하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 분야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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