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에 새로운 레지던시형 복합문화공간이 오픈했다. 우거진 풀숲 속에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2개층, 연면적 9917.3㎡로 미래형 건축물로 각광받는다. 층마다 콘셉트가 나뉘었다. 공간 효율성과 심미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1층은 이 건물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밖으로 통하는 타원형 게이트와 함께 50명 이상이 춤을 연습할 수 있는 단체 연습실, 개인 연습실이 있다. 2층은 주거 공간이다. 한가운데 거실 천장은 유리로 돼 있다. 자연 친화적인 주방과 테라스, 그리고 운동기구가 완비된 헬스장과 간단한 진료가 가능한 의무실도 있다. 침실은 3인 1실, 총 4개며 각 방은 보라색, 하늘색, 노란색, 초록색 계열로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선사한다. 숨은 공간도 있다. 바로 1.5층이다. 복합문화공간답게 무대가 설치됐는데 가변형이라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능하다. 관계자에 의하면 총건축비는 약 70억원이라고 한다. 생활과 창작 그리고 공연까지 완벽하게 구현된 이 공간의 정원은 단 12명이다.
이곳의 이름은 아이랜드(I-LAND), 6월26일부터 Mnet과 tvN에서 동시 방영 중인 글로벌 아이돌 데뷔를 위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촬영 장소다. 서바이벌에 참가한 연습생은 23명, 아이랜드에 들어가지 못한 11명은 그라운드에 머물러야 한다. 그라운드에는 오직 연습실과 한편에 테이블과 책상이 있다. 매주 테스트를 거쳐 12명은 아이랜드로 가고 11명은 그라운드로 간다. 이전 <프로듀서 101>이 피라미드로 위계를 보여줬다면 여기는 공간으로 위계를 상징한다. 시설, 제공되는 아이템과 이용 가능한 서비스까지 두 팀은 나뉜다. 심지어 그라운드의 준비생들에게는 검정 상하의만을 제공한다.
최근 ‘1일 1깡’으로 주가를 올리는 비는 “나 때는 왜 저런 것이 없었을까 안타까웠다”고 하지만, 이 70억원짜리 초호화판 집에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방 빼!”라는 소리를 언제 들을지 모르는 세입자의 심정이 이럴까. 언제 테스트에 의해 그라운드로 밀려날지 모른다. 아이랜드 공간 곳곳에 설치한 25개 라이브캠은 24시간 인터넷으로 생중계된다. 글로벌 시청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겠다는 의도다. 한 유명 케이팝 작사가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 비해 좋은 환경에서 제작되기에 연습생들이 눈총을 받기도 하지만, 최소한의 주거권도 보장받지 못한 채로 연습에 집중할 수 있을까”라고 일갈했다.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분야 -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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