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우종 기자
병무청이 ‘양심의 자유’를 받아들였다.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입영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양심적 병역 거부자 35명을 대체역으로 편입시킨 것이다. 한국 군대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들은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입대하지 않다가 기소당했지만, 대법원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의 병역 거부가 ‘진정한 양심에 따른 정당한 사유’에 근거했다고 인정한 것이다.
쉬이 나온 판결은 아니다. 이야기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처음 헌법재판소에 이 문제가 올라갔다. 병역 거부자를 예외 없이 처벌하겠다고 규정한 병역법 제88조가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존엄,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문제를 제기한 판사의 논리였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해당 법 조항이 ‘국가 안보’라는 중요한 공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 같은 해에, 지방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는 일이 생겼다. 당시 재판부는 개인 양심의 자유가 국방의 의무보다 앞서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018년 헌법재판소가 내놓은 입장은 달랐다. 대체복무라는 대안이 있음에도 이를 병역으로 규정하지 않는 병역법이 위헌이라 본 것이다(사진). 16년 가까운 세월이 지나서야,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의 ‘양심의 자유’가 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동시에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한 절차도 강화됐다. 단순히 종교를 믿느냐 아니냐로 ‘양심’을 판단하는 대신, 한 개인이 살아온 발자취를 세심히 살펴서 ‘양심’의 진위를 따져 묻는다. 심사 과정도 까다롭다. 양심의 진위를 따질 땐 헌법재판소·대법원 판례, 독일·미국·대만 등 국외 사례, 전문가 의견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무죄를 선고받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 35명은, 10월부터 법무부 교정시설에서 36개월간 합숙하며 복무할 예정이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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