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착용시 두통이 심해질 수 있다. 매일매일 사용할 경우, 만성적인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뇌졸중 전조 현상과 비슷한 수준이다. 평소 주의 깊은 관찰과 건강 관리가 더욱 요구된다. 목이 건조해지며 붓고, 열이 나고, 이통(귀 통증)과 요통 등 사지가 아파오며 구취로 본인은 물론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저산소증으로 호흡곤란을 유발하고, 폭염시에는 온열질환이 더해져 근육 경련, 의식 저하 등이 동반된다. 울긋불긋한 여드름으로 시작해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이것은 무엇일까. 바로 마스크다. 6월11일, 고혈압 등 기저질환이 있는 교사가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던 중 쓰러져 끝내 사망했다.
마스크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갈 수 있다니. 10년 넘게 방영된 장수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바로 <위기탈출 넘버원>이다. 다종다양한 응급 상황을 소개해 시청자에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 프로그램이지만 ‘이승탈출 넘버원’이라는 애칭으로 더 친숙하다. 극히 드문 확률로 발생하는 사망 사건만을 골라 다루고 이것마저도 과장되게 연출했기 때문이다. 코털 뽑다가 사망, 선글라스 껴서 사망, 소변 보다가 사망 등 죽음에 이르는 전개가 어떠하든 그 시작은 아주 일상적인 것이었다.
<위기탈출 넘버원> 상황을 희화화할 수 있던 것은 일상을 공포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에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걱정, 불안, 불편 등이 더해진 채 일상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 소재 고교의 영어 교사는 “마스크 쓰고 수업할 때마다 숨이 차올라 헉헉거린다”며 “쉬는 시간마다 아무도 없는 복도 끝으로 가 크게 숨을 내쉰다”고 했다. 비통한 죽음을 맞이한 뒤, 뒤늦게 교육청은 마스크 착용 예외 지침을 발송했다. 야외수업으로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등 교사들의 시도도 소개되고 있다. 대전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는 청각장애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교사에게 투명 마스크를 지원했다. 청각장애 학생들은 교사의 입 모양을 봐야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각자의 눈물 나는 노력으로 예외적인 일상이 유지되고 있다. 이승에선 당신들이 넘버원이다.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분야 - 주거, 도시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미국 최고 의사’ 84살 김의신 “암에 좋은 음식 따로 없어, 그 대신…”
“명태균에 아들 채용 청탁…대통령실 6급 근무” 주장 나와
“대통령 술친구 이긴 ‘김건희 파우치’…낙하산 사장 선임은 무효”
관저 유령건물 1년8개월 ‘감사 패싱’…“대통령실 감사방해죄 가능성”
법원, KBS 박장범 임명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기각
김정숙 여사, 검찰 소환 불응하기로…“무리한 정치탄압”
다 ‘내가 했다’는 명태균, 이번엔 “창원지검장 나 때문에 왔는데…”
탄두가 ‘주렁주렁’…푸틴이 쏜 ‘개암나무’ 신형 미사일 위력은
‘야스쿠니 참배’ 인사 온다는 사도광산 추도식…‘굴욕 외교’ 상징될 판
“영화계 집안사람으로서…” 곽경택 감독 동생 곽규택 의원이 나선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