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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썰렁

돌아온 준표
등록 2018-11-24 16:32 수정 2020-05-03 04:29
한겨레 김경호 기자

한겨레 김경호 기자

한국당 싸늘 “회개 덜돼 돌아왔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치판으로 돌아왔다.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미국으로 떠난 지 5개월 만이다.

홍 전 대표는 11월2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라가 통째로 넘어가고 있고, 경제가 통째로 망쳐지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패배 직후 야당 대표를 물러나면서 나는 홍준표가 옳았다는 국민들의 믿음이 바로 설 때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며 “최근 국민들의 절반 이상이 대선이나 지방선거 때의 홍준표의 말이 옳았다는 지적에 힘입어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고 복귀 이유를 밝혔다.

그는 “내 나라가 이렇게 무너지고 망가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다. 12월 중순 국민과의 직접 소통 수단인 ‘TV 홍카콜라’를 통하여 그동안 못다 했던 내 나라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펼치고 프리덤 코리아(자유 한국)를 통하여 이 땅의 지성들과 국가재건 운동을 펼칠 것이다. 그것만이 좌파 광풍 시대를 끝내고 내 나라를 살리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모두 함께 가자”고 했다.

홍 전 대표의 복귀에 한국당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11월22일 한국당 경남도당을 방문하기 위해 창원을 찾은 정우택 의원은 홍 전 대표의 복귀에 대해 “당을 폭망(폭삭 망함)시킨 사람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면에 나서면 안 된다. 지난 6월 지방선거 때 당이 폭망하는 데 60% 정도 책임이 있다”며 “(홍 전 대표는) 미국에서 회개가 덜 되어 돌아왔다”고 날을 세웠다. 불과 일주일 전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 해촉 사태를 겪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홍 전 대표의 복귀는 달가울 수 없는 상황이다.

홍 전 대표의 복귀를 환영한 것은 정의당이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격하게 환영한다”며 “국민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길 기대한다. 시장을 통째로 뺏기지 않으려면 개그계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진보 진영이 홍 전 지사의 복귀를 환영하자 류여해 한국당 전 최고위원이 “내가 막겠다”며 나섰다. 류 전 최고위원은 “홍 전 대표는 보수우파의 엑스맨 역할을 기대하는 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자들의 비웃음을 본인에 대한 사모곡으로 오해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환영과 조롱을 구분 못하는 건 아니겠지”라며 “홍 전 대표의 현실정치 복귀는 본인 주변에 있는 한 줌 무리들의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일부에선 홍 전 대표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죽음으로 내년 4월 치르는 경남 창원 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하지만 홍 전 대표는 출마 가능성을 일축했다. YTN 인터뷰에서 그는 “당대표를 두 번 했고, 이미 여러 차례 당선된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려고 정치를 재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곧 서울 광화문 근처에 마련한 사무실에서 ‘홍카콜라TV’ 시험방송을 시작해 나라 살리는 길에 대한 대국민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 게시글로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12월쯤 보수 원로와 시장경제주의자들을 중심으로 포럼 ‘프리덤코리아’를 발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내년 초 한국당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내 그것은 답변하지 않겠습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블라블라/ 택배노동자 총파업


민주노총만 잘하면 된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11월22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가 출범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제구실을 못했던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가 제 몫을 하리라는 기대가 큽니다. 이번 경사노위의 구성을 보면 보수 정권 10년은 당연지사, 1998년 노사정위원회가 처음 탄생했을 때 견줘서도 격세지감입니다. 기존 노사정위는 노동자, 사용자, 공익위원 등 10명 이내의 위원들로 꾸려졌는데요, 이번 문재인 정부의 경사노위는 청년, 비정규직, 여성 대표 등 ‘새로운 대표’를 더해 위원만 모두 18명이 됐습니다. 탄생한 지 스무 해, 그동안 상전벽해가 된 한국의 노동 현실을 반영하려는 경사노위의 ‘나잇값’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경사노위 출범 하루 전날인 11월21일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이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10월30일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 하차 작업을 하던 비정규직 노동자가 트레일러에 치여 사망했죠. 총파업을 예고하는 11월19일 기자회견에서 택배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인정하라” “일하다 죽는 사람 없어야 한다” “빠른 택배가 아니라 안전한 택배”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장에서 삭발했습니다. 경사노위와 달리 한국의 노동 현실은 스무 해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처절합니다.
CJ대한통운은 택배노조의 교섭에 응하는 대신 택배기사가 근로자 지위를 가질 수 있느냐를 판단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라네요. 택배기사와 같은 특수고용노동자에게 노조 할 권리 등 노동3권을 보장하겠다는 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습니다. 경사노위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노총의 빈자리가 아쉽다”고 했죠. 민주노총만 복귀하면 만사형통이라는 프레임, 정말 그게 전부일까요. 민주노총 복귀하면 택배노동자의 가시밭길이 꽃길 되나요.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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