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강창광 기자
야 4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서울교통공사(교통공사) 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 규명을 압박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쪽에선 지난 3월1일 정규직으로 전환된 교통공사 무기계약직 1285명 가운데 108명(8.4%)이 재직자의 친인척이라며 직원 채용 과정과 정규직 전환 과정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보수 매체들은 이를 계기로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자체를 문제 삼는다.
서울시는 근거 없는 정치 공세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10월24일 서울시 명의의 입장 자료에서는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일자리 뺏기’ 정책이 아닌 ‘일자리 더하기’ 정책임을 분명히 한다”며 “일부 정치권에서 마치 청년 일자리를 뺏는 것처럼 왜곡해 을과 을의 싸움을 조장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교통공사 설문조사 자료를 보면, 전체 직원 1만7045명 가운데 1912명(11.2%)이 공사 내에 친인척을 두고 있다. 3월1일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 가운데 108명(이후 서울시가 112명으로 정정)이 기존 직원의 친인척인 것도 사실이다. 이 108명 가운데 34명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계기가 된 2016년 ‘구의역 김군 사고’ 이전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인원이라고 한다. 이들 34명을 뺀 74명 가운데 36명은 김군과 같은 민간 위탁업체 소속으로, 사고 이후 이 업체를 직영화하는 과정에서 업무 경험과 면허·자격증 등 채용 조건을 충족해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됐다고 한다. 나머지 38명은 일반 직원과 똑같은 공개채용 전형을 거쳤다는 게 공사 쪽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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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세습은 의혹일 뿐 특혜로 결론 내릴 수 있는 구체적 증거는 없다. 서울시가 감사원에 청구한 감사든 야 4당이 촉구하는 국정조사든 적절한 절차를 거쳐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양쪽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교통공사가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좋은 직장’이라는 점이다.
좋은 직장에 다녀본 가족과 친인척의 권유로 입사 지원을 하고, 정식 채용 절차를 거쳐 취직한 것 자체를 문제 삼긴 어렵다. 다만 세금으로 운영되는 ‘좋은 직장’에 가족관계에 있는 직원 비율이 11.2%이고, 정규직 전환자 중 친인척 비율이 8.4%라는 건, 위법 여부와 상관없이 과하다는 심리적 거부감이 있다. 10월18일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김태호 교통공사 사장(사진)도 결과적으로 친인척이 많이 채용된 것은 국민 정서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공사 쪽은 사내 가족 비율이 높은 나름의 이유를 댄다. 함께 근무하다가 결혼한 사내 부부도 있고, 가족·친인척에게 지원을 권유해 채용 절차를 거쳐 입사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특히 가족관계에 있는 교통공사 직원 가운데 25%는 도시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가 교통공사로 통합되면서 한 회사에 다니게 된 경우라고 한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광고
블라블라/ 정부의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
한유총의 적반하장
한겨레 강창광 기자
매일 아침 새롭게 내놓는 한유총의 대응을 보면 물귀신 작전을 방불케 합니다. 한유총은 10월19일부터 엿새 동안 모두 8건의 보도자료를 내고 발뺌으로 일관했습니다. 그 가운데 압권은 21일 내놓은 ‘사립유치원, 교육공무원보다 훨씬 반듯해!’라는 보도자료입니다. 2014년 이후 징계를 받은 교육공무원 중 공금 횡령·유용 혐의 공무원 77명의 실명을 공개하라는 게 요지입니다. 공무원도 비리를 저지르는데 사립유치원 비리만 나무라는 건 잘못이라는 해괴한 논리입니다. 남의 잘못을 들춰 자신의 허물을 가려보자는 심산일 겁니다.
여론이 싸늘하자 한유총은 25일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근본적 책임은 여전히 교육부에 떠넘겼습니다. 비리 집단으로 매도돼 참담하다며 교육 당국의 책임이 크다는 기존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했습니다. 한유총의 막무가내식 오만함은 대체 어디에서 나왔으며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까요?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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