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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7-10 15:29 수정 2020-05-03 04:28
한겨레 백소아 기자

한겨레 백소아 기자

기내식을 찾습니다. 7월1일 기내식 공급 부족으로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일부 항공편에 아예 기내식이 실리지 못한 채 출발하는 ‘기내식 대란’이 일어났다. 발단은 하루 2만~3만 식이 필요한 아시아나항공이 2017년 기준 직원 100명, 지난 6월 기준 하루 생산량 3천 식 규모의 작은 기내식 업체인 샤프도앤코와 단기 공급계약을 맺은 데서 시작됐다. 기내식 대란으로 인한 과도한 업무와 페널티에 대한 부담으로 샤프도앤코의 협력업체 대표가 7월2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지는데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은 나흘이 지난 7월4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기내식 서비스를 받지 못한 승객과, 이들의 분노를 오롯이 받아야 했던 승무원의 피해는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총수 일가의 ‘갑질’에 들고일어났던 대한항공 직원들처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도 7월6일 서울 광화문에서 가면을 쓰고 촛불을 들었다.

국회 특수활동비쌈짓돈이었다. 참여연대가 3년여 정보공개 청구소송을 통해 국회 사무처로부터 받은 2011~2013년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 내용을 7월5일 공개했다. 매년 70억~80억원의 ‘눈먼돈’ 내용이 공개되자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의원들이 특수활동비를 국회 파행과 상관없이 매월 ‘용돈’처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의회외교’라는 항목으로 외국 순방 때마다 거액의 특수활동비를 받았고, 현충일 추념식 참석, 광복절 경축 행사 경비 등에도 쓰인 정황이 포착됐다. 모두 법의 취지와 어긋난 지출 내용이다. 하지만 여야는 사용 내용 투명 공개 등 제도 개선 의사만 밝힐 뿐 국회 특활비 폐지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물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정의당·민주당·바른미래당 일부 의원이 특활비 폐지 법안을 발의해 국회 체면을 살리긴 했다.

추모를 향한 폭력. 스스로 목숨을 끊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김주중씨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5년 만에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됐다. 5년 전 분향소는 경찰과 중구청의 철거 시도에 시달렸다. 하지만 이번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벌여온 단체 ‘태극기행동국민운동본부’가 “대한문은 태극기의 안방”이라며 분향소 설치를 저지했다. 이 단체 회원들은 조문하러 온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목덜미를 끌어당기는 폭력을 행사하고, 같은 당 박주민 의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그럼에도 추모는 계속된다. 조문을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대한문 앞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블라블라_일본-벨기에전 편파 중계 논란


네 이웃을 사랑하라



연합뉴스

연합뉴스


“공영방송에서 대놓고 편파 중계를 할 수 있는가. 듣는 내내 거북하고 불편했다.” “일본은 한국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 그래서 이번 해설이 더 속 시원했다.” 7월3일 한준희 KBS 해설위원의 러시아월드컵 일본-벨기에전 해설을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치열합니다. 문제의 장면은 경기 종료 직전에 나왔습니다. 벨기에가 경기 내내 끌려가다 극적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자, 한 해설위원이 목청 터질 듯이 연신 “감사합니다. 감사하고 사과하고요”를 외쳤습니다.
자국 경기 해설도 아닌데 무엇이 감사하고 무엇이 사과할 일일까요? 일본을 이겨줘서 감사한 거였고, 골을 넣은 선수가 후반 교체 투입될 때 “이해할 수 없다”고 한 발언을 사과한 것입니다. 편파 중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자, 한 해설위원은 “순간적으로 내 본능이 발현된 것 같다. 약간은 패한 팀(일본)에 미안하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죠.
일본 쪽에서 이를 곱게 볼 리 없습니다. 일부 매체는 “일본의 패배를 기뻐하는 듯한 발언이 공영방송의 전파를 탔고, 이것이 한국에서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일본 내 한인 사회도 대략난감하기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아베 정권 이후 일본 사회 내 혐한 감정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사소하지만 자칫 이런 발언이 화를 더 키울 수 있기 때문이죠.
일본이 역사적으로 어떤 잘못을 했는지 아는 것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밉다고 외치는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성경 가르침대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를 실천 못하더라도 미워하기만 해선 안 되겠죠.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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