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종교·민주주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내전이 벌어진 시리아는 8년째 비극이다. 시리아 정부군은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반정부군 장악 지역인 동구타를 2월23일 현재 닷새간 무차별 공습했다. 40만 명이 정부군에 포위된 동구타에선 이날까지 민간인 2500여 명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시리아에서 30일간 휴전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2월24일 오전(한국시각) 표결할 계획이라고 이 2월23일 보도했다. 결의안 통과의 열쇠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러시아가 쥐고 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평창겨울올림픽 폐막식(2월25일)에 참석하기 위해 2월25부터 2박3일 일정으로 방남할 예정이라고 통일부가 2월22일 밝혔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신임을 받아온 핵심 실세다. 그는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인민군 총참모부 정찰총국장이었다. 그 때문에 김 부위원장을 천안함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는 이들도 있다. 김상균 국가정보원 대북담당 2차장은 2월23일 국회 정보위원회 긴급 간담회에 참석해 김영철 부위원장이 ‘천안함 사건’을 지시한 주범인지에 대해 ‘(그런) 추측이 가능하나 명확하게 김영철이 지시한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학생인 딸 친구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추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영학(36)씨가 사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성호)는 2월21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추행유인·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씨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입었을 고통을 짐작하기조차 어렵다”며 “준엄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사형은 1997년 12월30일을 끝으로 21년간 집행되지 않았다. 흉악범에 대한 엄중한 처벌 필요성과는 별개로, 사형제를 폐지해가는 세계적 흐름을 거슬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민국은 온통 ‘영미’ 열풍이다. 평창겨울올림픽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 김영미(27)가 그 주인공이다. 대표팀 스킵(주장) 김은정(28)이 경기마다 스위핑을 요청하며 외치는 “영미”라는 말을 가지고 누리꾼들은 ‘영미 사용설명서’ 등 각종 패러디 글과 영상을 쏟아내고 있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영미, 영미 동생, 영미 친구, 영미 동생 친구로 이뤄졌다’는 말도 회자된다. 대표팀 김영미와 김경애(24)는 자매이고 김은정과 김선영(25)은 각각 이들의 친구이다. 대표팀은 2월23일 예선전에서 유일한 패배를 안긴 일본 대표팀에 설욕하며 ‘영미 열풍’을 이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조광국 판사는 2월21일 보안관찰법의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강용주(5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강씨는 1985년 ‘구미 유학생 간첩단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전향서 작성을 거부해 14년간 감옥에 있다 풀려났다. 그는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신고의무를 거부해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영훈)는 2월22일 최순실씨 등의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관련 비위 행위를 알고도 감찰하지 않고 진상 은폐에 가담한 혐의(직무유기) 등으로 기소된 우병우(51)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미국 상무부가 2월16일(현지시각) 한국을 포함한 12개국 외국산 철강에 53%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포함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국산 철강 제품 중 80%가량이 이미 반덤핑 또는 상계관세를 부과받는 상황에서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국내 철강업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미 상무부는 이 방안에 대해 “미국 내 철강공장 생산가동률을 현재의 72% 수준에서 80% 수준으로 높이는 게 최종 목적”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월11일까지 이 방안에 대해 최종 결정해야 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지지층 결집을 위해 통상 압박 정책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권은 가라.
권력자들의 불공정과 갑질에 2030세대의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평창겨울올림픽 무대에서 불거진 이른바 ‘힘깨나 쓴다는 사람들’의 반칙과 특권, 그리고 막말이 분노의 대상입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몫으로 지정된 예약석에 앉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일행에게 자원봉사자가 이동을 요청하자 돌아온건 막말과 호통이었습니다. 누가 뭐래도 스포츠의 핵심 가치는 공정성입니다. 특히 페어플레이를 강조하는 올림픽 기간에 자원봉사자는 ‘공정’과 ‘원칙’을 얘기하는데, 선수단을 대표하는 대한체육회장 일행은 ‘반칙’을 저지른 것입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설날 아침 ‘얼굴 들이밀기’도 젊은 세대의 가슴에 불을 질렀습니다. 박 의원은 윤성빈 선수가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따는 순간 출입제한 구역인 피니시 하우스(골인 지점)에서 윤 선수와 사진을 찍다가 ‘특혜 응원’ 시비에 휘말렸습니다. 젊은 세대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 회장과 박 의원은 사과했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습니다.
지금 젊은 세대는 무엇보다 ‘공정’의 가치를 부르짖습니다. 정글 같은 취업 전쟁에서 일부 특권층 자녀가 무임승차하는 모습을 보며 2030세대는 권력자들의 특권에 찌든 행태에 분노를 넘어 적개심을 드러냅니다. 인터넷과 SNS는 젊은 세대에게 최적화된 분노 표출의 수단입니다. 앞으로도 특권층이 한 줌도 안되는 권력으로 우월적 지위를 누리려 한다면 젊은 세대가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평창에서 새삼 확인한 교훈입니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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