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설렁썰렁

업&다운 + 이주의 숫자 + 블라블라
등록 2017-09-12 14:28 수정 2020-05-03 04:28
서울장애인부모연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서울장애인부모연대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어머니들은 무릎을 꿇었다. 죄지은 사람인 양 고개를 푹 숙였다. 이들에게 죄가 있다면 ‘장애아’를 낳은 것뿐이다. 아이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학교를 짓게 해달라고 어머니들은 빌고 또 빌었다. 9월5일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선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을 위한 주민토론회’가 열렸다. 강서구 가양동 옛 공진초등학교 자리에 발달장애인 특수학교를 세우는 문제로 열린 토론회였다. 서울시교육청은 201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일부 강서구 주민들은 국립 한방의료원을 세워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서구에 장애가 있는 학생 200여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1시간 넘게 다른 지역의 특수학교로 통학한다.

피투성이 여중생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또래 여자친구들은 둔기로 친구를 집단 폭행한 뒤 무릎 꿇린 ‘인증사진’까지 찍었다. 9월1일 부산 사하구의 한 공원에서 일어난 일이다. 폭행 장면이 담긴 CCTV가 공개된 뒤 파장은 일파만파다. 강원도 강릉, 충남 아산 등에서 일어난 비슷한 사건도 잇따라 알려졌다. ‘청소년보호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5만 명이 참여했다. 만 19살 미만 청소년이 형사처벌 받지 않거나 형을 깎아주도록 돼 있는 법을 바꾸자는 주장이다. 과연 더 가혹한 형벌이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젠 더 이상 꺾이지 않겠다. 문화방송(MBC)과 한국방송(KBS) 노동조합이 9월4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2012년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됐거나, 몇 년째 기자로서 마이크를 들지 못한 채 ‘유배지’를 떠돌던 기자·PD들이 다시 뭉쳤다. 방송통신위원회는 9월7일 전체회의를 열어 총파업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기로 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방통위가 (한국방송 이사회나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를 상대로) 직접 검사하거나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는 등의 방법을 다음 회의에서 논의하겠다”고 에 말했다.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2014년 포항공대 교수로 재직할 때 청년창업 간담회에 ‘극우 논객’ 변희재씨를 초청했다는 것. 는 학교 관계자들을 취재해 박성진 후보자가 변씨를 강연자로 추천해 간담회를 열자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간담회는 포항공대 산하의 한 기구에서 추진한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창조과학회’ 활동과 뉴라이트 역사관에 바탕한 ‘건국절’ 논란 등에 이어 ‘생활보수’의 끝은 어디까지?




& 다운



버락 오바마
참다 못한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월5일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다카) 폐지를 결정했다. 2012년 다카를 도입한 오바마는 “우리는 평등하게 태어났고 삶의 기회를 누릴 자격이 있다. 다카 폐지는 잔인하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혜훈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8월7일 물러났다. 대표직에 머물렀던 기간은 74일이었다. 이 대표는 한 사업가에게서 현금과 명품 가방 등 6천만원어치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국민의당이나 자유한국당으로 소속 의원들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주의  숫자


9회



드림웍스

드림웍스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의 마지막 살얼음판 승부. 0 대 0. 지지는 않았지만 맥 빠지고 답답한 경기였다. 그래도 가장 값진 결과는 이뤄냈다. 대한민국 축구가 천신만고 끝에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진출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한 번도 예선에서 ‘낙방’하지 않았으니, 9회 연속 출전이다. 긴급 투입된 신태용 감독은 두 달 사이 살이 쏙 빠졌다. 부박한 여론은 거스 히딩크라는 흘러간 옛 노래를 틀어댄다. 팬들은 자신 있고 당당한 선수들을 보고 싶어 한다. 본선에선, 매 경기 멋진 90분을 기대한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성연철 기자
김현대 선임기자
블라블라_ 자유한국당 국회 보이콧


김장겸 일병 구하기



[%%IMAGE6%%]
20년 전 라는 전쟁영화가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최전선에서 독일군과 싸우고 있는 라이언 일병을 찾아 집으로 돌려보내는 임무를 맡은 미군부대 이야기다. 세 형이 모두 전사했기 때문에 ‘막내 라이언’만은 살려야 했다. 찾는 사람 처지에선 황당한 법. 부대원들은 툴툴거린다. “누가 나한테 이거 좀 설명해줘. 한 놈 구하러 여덟 명이 목숨 거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여기 한 놈 구하러 107명이 목숨 건 곳도 있다고. 자유한국당은 9월2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정기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벼룩 잡으려 집을 불태워버리는 통 큰 배포에 많은 이들이 혀를 내둘렀다. ‘어떻게 장악한 방송인데’라는 악다구니로 저러는 건 아닐 것이다. 적진 한가운데서 외롭게 노조원들과 싸우는 김장겸 일병을 지키려는 숭고한 전우애. 바로 그 전우애로 북한 핵실험 국면에도 끄떡없이 국회를 멈출 수 있는 것.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어디 보수라면서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국가안보를 외면하고 국회 보이콧을 합니까?”라고 지적질했지만 어깨 펴고 당당히 갈 길 가시길. 참고로 라이언 구하려던 부대원들은 반쯤 죽…, 아, 아닙니다. 영화는 직접 보시길.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
변지민 기자 dr@hani.co.kr




독자  퍼스트  언론,    정기구독으로  응원하기!


전화신청▶ 02-2013-1300 (월납 가능)
인터넷신청▶ http://bit.ly/1HZ0DmD
카톡 선물하기▶ http://bit.ly/1UELpok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