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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썰렁

업&다운 + 이주의 숫자 + 블라블라
등록 2017-08-22 14:59 수정 2020-05-03 04:28
연합뉴스

연합뉴스

지난 정부 때 발생한 참사 피해자들에게 대통령의 사과가 이어지고 있다. 8월8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만나 사과한 문재인 대통령은 8월16일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과 생존자 207명을 만나 사과했다. “세월호를 늘 기억하고 있었다”는 첫마디는 박근혜 정부의 은폐와 혐오에 맞서 ‘기억’으로 저항해온 모든 사람에 대한 위로였다. 8월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던 시각, 시민들은 ‘고마워요 문재인’을 주요 포털 검색어 1위에 올리는 것으로 화답했다. 세월호 혐오의 진원지인 자유한국당은 이를 ‘검색어 조작’이라고 깎아내렸다.

8월12일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되면서 국민의당 당대표 경선이 본격화했다. 정계 은퇴까지 거론되던 위기의 안철수 전 의원(대선 때 의원직 사퇴), 온갖 실언과 막말로 국민 욕받이가 된 이언주 의원이 당의 ‘얼굴’이 되겠다고 나선 것은 놀랍다. 더 놀라운 것은 그러거나 말거나 대중은 무관심하다는 점이다. 분노나 비판조차 아까운 것일까. 한국갤럽이 8월16~1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4%로 더불어민주당(47%), 자유한국당(11%), 바른정당(7%), 정의당(5%)에 이어 꼴찌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차량 돌진 테러가 발생해 13명이 숨지고 100명 가까이 다쳤다. 현지시각 8월17일 오후 5시께 밴 1대가 카탈루냐 광장 인근 보도에 있던 사람들을 향해 돌진했다. 사건 현장은 현지 주민은 물론 관광객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여서 희생자가 많았다. 차량 운전자는 도망쳤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든 사람을 죽이는 것을 이해받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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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출 수 없는 극우 본능이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는 신나치주의가 등장한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사태에 대해 “신나치는 범죄자들”이라던 태도에서 선회해 8월15일 “아무리 봐도 그 사람들 모두가 백인우월주의자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대안 좌익’이라는 용어까지 만들어내며 진보 세력을 비난했다. 반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샬러츠빌 사태와 관련해 “누구도 피부색을 이유로 다른 사람을 증오하도록 태어나지 않았다”는 트윗을 작성해 역사상 가장 많은 공감(‘좋아요’ 390만 번)을 얻었다. 너무 다른 두 대통령.




& 다운



최승호
MBC에서 해직된 최승호 PD의 두 번째 영화 이 8월17일 개봉했다. 개봉 사흘 전 8월14일 서울중앙지법은 MBC 김장겸 사장과 김재철·안광한 전 사장이 제기한 영화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의 오프닝 스코어(9721명)는 전작 (7812명)을 넘어섰다.


고대영
영화 의 주연배우로 등장할 것이 분명한 고대영 KBS 사장에게 내부 구성원이 최후통첩을 했다. 8월16일 밤 KBS기자협회는 총회를 열어 ‘고 사장이 퇴진하지 않으면 제작 거부에 돌입한다’는 안건을 의결했다. MBC에선 17일 기자 66명이 아침 8시부터 제작 거부에 돌입했고 다음날 아나운서 27명이 마이크를 내려놨다.





이주의  숫자


08,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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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LSH, 11시온, 13정화, 07051…. 인조인간 안드로이드에 붙은 바코드가 아니다. 달걀껍데기에 있는 ‘난각코드’다. 숫자는 생산지역을, 글자는 생산자 또는 생산농장을 가리킨다. ‘살충제 달걀 파문’이 주요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를 지배했다. 생산자나 유통업자 등 업계 사람들만 알아보던 난각코드와 정부의 살충제 검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축산물품질평가원도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달걀을 먹으려면 암호를 해독해야 하는 현실, 정부가 실패할 때마다 사람들은 ‘전문가’가 된다.
블라블라_ 네 탓 내 탓


최순실 게이트도 문 대통령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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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겨우 100일 지났다. 바른정당은 그 시간이 1년 같았나보다.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인 4월에 벌어진 일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사진)은 8월16일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치솟고 있다”고 논평을 냈다. 재밌는 건 다음 문장이다. “분통이 터지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지난 4월 피프로닐 성분에 대한 소비자단체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사실관계를 정확히 밝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4월이면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정부를 이끌던 시기. 책임 있는 정부 고위직 인사들도 바른정당의 뿌리인 새누리당 정권에서 임명됐던 분들. 저격하고 보니 아군 뒤통수였다는 사실에 당황한 바른정당은 같은 날 오후 다시 논평을 냈다. “당시 황교안 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곧바로 문재인 정부로 넘어갔다. 과연 문재인 정부가 자유롭다 할 수 있겠는가.”
애매한 말로 현 정부에 살짝 책임을 걸치긴 했지만 이미 모양은 충분히 빠질 대로 빠진 상황. “왜 4월에 대통령이 아니었느냐”는 말이 안 나와서 다행일까. 아무튼 뭔가 비판하려면 날짜를 잘 확인해야 한다. 이러다간 담뱃값 인상에 최순실 국정 농단까지 문 정부 탓을 할 판.
변지민 기자 d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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