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을 잡으려 정부가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8월2일 관계 부처 합동 회의를 열어 서울 25개 구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강남 4구와 용산·성동·노원·마포·영등포·양천·강서 등 11개 구, 세종시를 투기지역으로 별도 지정했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지정제가 등장한 것은 5년여 만이다. 이 대책은 6·19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없자 한 달여 만에 다시 내놓은 초강수다. 참여정부 땐 집권 5년 동안 전국 아파트값이 63.7%나 뛰면서 급속한 민심 이반을 겪었다. 두 번 실패는 없어야 한다.
안철수는 철수하지 않는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8월3일 8·27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 안중근 의사의 심정으로,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3위로 대선에서 패배한 지 석 달 만이다.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당은 내홍 분위기다. 주승용·이상돈 의원 등은 “전대에서 대선 패배와 문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건에서 자유로운 지도부를 세워야 한다”며 반대 성명을 냈다. 권노갑 고문 등 동교동계는 탈당을 결의했다. 제보 조작 사건의 고비를 넘긴 국민의당이 다시 위태위태하다.
자유한국당 혁신이 거꾸로 가고 있다. 극우 인사인 류석춘 연세대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삼을 때부터 예견된 바다. 그러나 역주행이 도를 넘는다. 혁신위는 선언문에서 “한국당의 신보수주의는 광장 민주주의 같은 직접민주주의의 위험을 막고 다수의 폭정에 따른 개인 자유의 침해를 방지하며, 더불어 사는 공화의 가치를 실현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규정하며 촛불집회와 광장 민주주의를 부정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도 혁신 방향이 수구적이라는 비판이 터져나왔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점점 구제 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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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마쳤다. 땀을 뻘뻘 흘리며 오대산 상원사길을 등반하고 시민들과 악수를 나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첫 여름휴가 당시 혼자 ‘저도의 추억’을 쓰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정의당을 제외한 야당들은 문 대통령이 안보 위기 속에 휴가를 즐긴다며 비판에 열 올렸다. 문 대통령은 연차를 다 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과중한 노동시간으로 신음하는 한국에서 대통령이 솔선수범한다.
그들이 돌아온다. 9년여 만이다. YTN 노사가 해직자 복직 협상을 타결했다.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 기자가 복직한다. 이들은 2008년 10월 이명박 정부가 선임한 구본홍 사장 임명에 반대해 투쟁하다가 해고됐다. 조승호 기자는 “초년생처럼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며 웃었다. 이들의 복직이 KBS, MBC의 정상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박찬주(59·대장) 육군 2작전사령관이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박 사령관과 그의 부인은 공관병에게 무한 갑질을 했다. 군인권센터는 “한 공관병은 사령관 부인이 지시한 물건을 찾지 못하자 질책이 두려워 자살을 시도했다”는 제보도 공개했다. 박 사령관은 8월1일 전역 지원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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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명
국가정보원의 마각이 드러났다. ‘국정원 적폐 청산 태스크포스’는 8월3일 국정원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민간인 등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 30개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댓글부대’인 사이버 외곽팀의 규모는 3500명에 달했다. 이들은 대형 포털 사이트와 트위터 등에 친정부 성향 글을 게재해 여론을 조작했다. 여기에 들어간 예산은 30억원. 국정원 댓글 사건 재수사가 불가피해졌다.
정용일 기자
‘또 여자라서 죽었다.’ 혼자 왁싱(제모) 업소를 운영하던 30대 여성이 손님을 가장해 찾아온 30대 남성에게 7월5일 살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별한 원한 없이 남성이 여성을 해쳤다는 점에서 2016년 5월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과 공통점이 있다.
검찰에 구속 기소된 가해자 배아무개씨는 인터넷방송 를 통해 피해 여성을 알게 됐다. 한 남성 BJ가 피해 여성의 왁싱숍에서 시술받는 모습을 방송한 것이다. 배씨는 해당 왁싱숍이 강남구에서도 인적이 드문 동네에 있고 여성 혼자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고 카카오톡으로 예약했다. 검찰에 따르면 배씨는 피해자를 흉기로 위협해 체크카드를 뺐고 성폭행을 시도했다.
배씨가 재판에 넘겨졌다는 보도가 나온 8월1일부터 SNS에선 ‘#왁싱숍여혐살인사건’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밤늦게 다녀도 여자 잘못, 치마 입어도 여자 잘못, 술 마셔도 여자 잘못, 이젠 자기 가게서 영업해도 여자 잘못”(@dec****) 같은 글이 수만 건씩 공유되며 공감을 얻고 있다. 8월6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선 ‘여혐(여성혐오) 살인’ 공론화 시위도 한다. 여성 살해를 사회문제로 공론화하도록 촉구하는 집회다. 여혐이 멈추지 않으면 강남역 살인사건도 끝나지 않는다.
변지민 기자 d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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