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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시대의 다양한 실험들, ‘2016 넥스트저널리즘스쿨’ 3기 2주차 강의 노트
등록 2016-08-31 20:04 수정 2020-05-03 04:28
구글코리아, <블로터>, <한겨레21>이 주최한 ‘2016 넥스트저널리즘스쿨’ 참여자가 강연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블로터 제공

구글코리아, <블로터>, <한겨레21>이 주최한 ‘2016 넥스트저널리즘스쿨’ 참여자가 강연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블로터 제공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변화의 한가운데 놓인 미디어 시장에서 저널리즘을 고민하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을 종합하면 그렇다. 구글코리아, , 이 주최하는 ‘2016 넥스트저널리즘스쿨’ 2주차 강연에 나선 미디어 업계 종사자들은 새로운 기술, 새로운 플랫폼이 횡행하는 가운데 저널리즘이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고, 독자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해야 하는지 말했다. 8월16~27일, 총 10일간 27개의 강연으로 구성된 ‘2016 넥스트저널리즘스쿨’의 2주차 강연을 요약해 전한다.

“뉴스라는 단어는 금지어” _조소담 닷페이스(.FACE) 대표

새 미디어, 뉴미디어라는 말을 예전부터 했잖아요. 도 뉴미디어였는데, 왜 계속해서 뉴미디어를 이야기할까요. 기성 미디어는 1:다수로 콘텐츠를 뿌렸다면, 모바일 사용 독자에게는 1:1로 콘텐츠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타깃이 다르고, 카테고리가 다르고, 내용을 담는 방식과 톤도 다르고, 유통 채널도 달라졌어요. 커다란 덩어리를 쪼개서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제는 콘텐츠의 카테고리를 정치, 경제, 사회, 생활문화 같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나누는 게 아니라 독자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에 관심 있는지 보고 그것에 따라 세분화해 다가가야 해요.

닷페이스(.FACE)는 밀레니얼 세대의 상식이 왜 사회에서 유난으로 치부되는지 의문이 들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정책, 페미니즘, LGBT, 지속가능성(환경·동물권), 기술 등 다섯 가지 이야기에 집중해서 말하고 있어요. 모두 세상을 바꾸는 이슈와 이어지는 단어예요.

이런 의제들을 바탕으로 10년 뒤 미래 사회를 대비해 어떤 정체성으로 준비하고 다가가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요. 우리가 독자 인터뷰를 하면서 들은 얘기는 ‘기존 미디어는 우리를 가르치려 드는 것 같다’ ‘지금 보는 모든 미디어를 끊어도 상관없을 것 같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우리와 소통하고 얘기하려는 미디어가 있다면 10년은 같이 볼 텐데…’라는 말들. 그래서 우리가 하는 일은 우리의 상식을 담은 스토리로 독자에게 말을 거는 거예요. 결국 스토리가 참여를 이끌고, 그 참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내 주변 3m 안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연결된다는 말에 아주 공감해요. 예컨대 데이트 폭력 관련 단신을 보고 우리는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었어요. 우리 독자들은 성차별 문제에 관심이 많고, 자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으니까.

닷페이스는 아주 짧은, 뉴스라고 하기도 뭐하고 영상콘텐츠라고 하기도 뭐한 콘텐츠들을 만드는 방식을 택했어요. 우리는 TV로 못 넘어가지만 모바일 환경에서는 어디서든 유통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뉴스를 뿌리는 것이 아니라, 짧은 영상을 통해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닷페이스에서는 ‘뉴스’라는 단어가 금기어예요. 대신 메시지 혹은 콘텐츠라고 말합니다. 개인적인 문제의식을 어떻게 우리가 쓰는 언어로 재미있게 동세대에게 전달하느냐에 대해 고민합니다.

“스노폴? 눈 녹듯 사라지고 있다” _정한진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장

개발자들은 기자랑 일하는 걸 싫어해요. (웃음) 기자가 ‘이빨이 세서’. 입사 20년차로 11년간 인사부에서 일했어요. 지난 3년 동안 데이터저널리즘팀에서 일하며 변한 게 있다면 사람들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인사말이 “머리 많이 빠졌네”예요.

기자들에게 물었어요. 데이터저널리즘이 무엇이냐고. 그랬더니 엑셀, 자료조사 정도 얘기하더라고요. 인사부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필요한 인력을 먼저 구축했어요.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기자, 이를 시각화하는 디자이너, 그리고 개발자. 협업하는 조직이 필요해요. 기성 언론의 문제는 디지털과 무관하다는 거예요. 기사의 질을 페이지뷰로 판정하면 안 됩니다. 이 기사를 끝까지 읽었나, 이 기사의 연관 기사를 읽었나, 이런 것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고민해야 해요.

기사의 생명은 짧습니다. 측정해보면 좋은 기사는 이틀 정도, 괜찮은 기사는 길어야 8시간이에요. 빠르게 소비되고 대체됩니다. 기존 언론의 문법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것을 감당하는 플랫폼도. 하지만 저널리즘, 기사 내용은 변하지 않거든요. 이렇게 뉴스의 유통과 기사 작성 과정에서 디지털 문화를 고민해볼 수 있겠지만 저널리즘의 근본은 변함없다는 사실도 꼭 기억해야 합니다.

빅데이터를 다루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워요. ‘스노폴’(snowfall) 같은 기사? 눈 녹듯 사리지고 있어요. 인터랙티브 뉴스는 정말 좋지만 한 번 하면 예산 제약 때문에 다른 아이템을 하기 어려울 때가 있거든요. 그렇다면 언론사가 협업하는 구조를 만드는 건 어떨까요. 책상을 맞붙여야 합니다.

“저널리스트들이여, 실험하라” _김태용 ALT 대표

20대는 더 이상 뉴스를 읽지 않아요. 내 이야기가 아니니 중요한지도 잘 모르겠고, 읽히지도 않고요. 9월1일 론칭을 앞둔 저희는 20대가 뉴스를 2분밖에 보지 않는다는 문제에서 출발했어요.

‘연결-이야기-실천’ 구조로 뉴스를 유통하려고 해요. 첫째로 연결. 영상을 통해 독자와 만나려고 해요. 웹드라마, 콩트 같은 방식으로 뉴스에 접근하게 하는 거죠. 그렇게 독자가 관심을 가지고 들어오면 더 깊이 있고 진지한 방식으로 뉴스를 전합니다. 뉴스의 가치를 독자들이 공감하면 더 많은 독자에게 공유가 이뤄지겠죠. 독자와 생각을 나누고 공유하는 것, 이것이 ‘이야기’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20대가 정치에 참여하고,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겠죠. 이것이 ‘실천’ 단계입니다.

사람들이 시사 이슈에 관심 갖는 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 지금은 불평등, 젠더, 정치, 라이프스타일, 사회구조적 변화라는 다섯 가지 어젠다에 가장 집중하고 있어요. 미디어가 모바일로 넘어온다는 가정은 확실한 사실에 가깝고 지금은 실험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미디어는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 같은 문화를 갖춰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요. 유연하게 변화할 필요가 있어요. 인공지능, 가상현실, 스마트카, 드론 같은 새로운 기술을 고민하고 받아들일 필요도 있어요. 새로운 기술을 취재와 보도에 접합해 효율과 실용을 추구할 수 있도록 저널리스트들도 열심히 공부하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미디어 창업을 하면 좋겠어요.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 합쳐지고 흩어지는 과정을 겪다보면 좀더 좋은 미디어 환경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같이 실험해요, 여러분.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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