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아이가 아프면 온 가족이 아프다
1부 부모
① 엄마의 어깨
② 재활난민
③ 희망 긷는 법
④ 할머니의 마음
2부 아이
① 꿈 그리고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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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왜 휠체어를 타고 있니? 괜찮은데 앉아 있는 거 아니니?” 퇴행성 근육병인 근이영양증을 앓고 있어 걷지 못하는 현준(11)이 외출할 때면 종종 듣는 말이다. 상체를 비교적 자유롭게 움직이고 표정이 해맑아 그런지,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휠체어 뒤에 서 있는 엄마·아빠와 현준이를 번갈아보며 한번씩 입을 댄다. “이런 얘기 듣는 게 괴로워 외출을 꺼렸죠. 어떤 때는 애가 이러저러해서 아프다고 따박따박 설명하기도 하고요.” 7월12일 울산 집에서 만난 현준의 아빠 최진혁씨가 상처에 단련된 듯한 투로 말했다.
병을 가진 아이들은 늘 아프다. 그러나 아픈 것이 일상이다보니 어떤 때는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현실을 왜곡할 때가 있다. 아픈 아이의 가족조차 종종 “날 때부터 아프다보니 어떤 때는 아픈 애인지 잊기도 한다.”(대구 김가영의 어머니) 밀착해 생활하는 보호자도 이럴진대 타인은 아픈 아이들의 고통에 더 둔감하다.
아이들은 몸이 다르다는 이유로 친구에게 놀림을 받거나 따돌림을 당한다(박건우·부산·12). 또래집단과 교우관계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다(최현준·울산·11). 날 때부터 병원생활을 반복하며 단 한 번도 단체생활을 해보지 못했다(김가영·대구·8). 휠체어를 타고 목발을 짚을 때면 자신이 ‘민폐’처럼 여겨진다(홍효민·인천·16).
① 현준이의 마음: 사라진 꿈처음 만난 현준이는 엄마 등에 업혀 있었다.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업혀 있을 때는 엄마와 키가 엇비슷해 보였는데, 등에서 내려놓으니 한참 아래로 납작 가라앉았다. 엄마 등에서 내려온 현준이는 방으로 뛰어 들어가는 동생 현철(8)의 뒤를 따라 두 팔로 바닥을 짚고 헤엄치듯 움직였다. 현준이네 집 현관에는 신발 벗는 곳에 푹신한 매트가 깔려 있다. 아이들이 종종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질 때가 있어서다. 동생 현철도 같은 병, 근이영양증을 갖고 태어났다. 현준이가 5살 때, 현철이 생후 100일 무렵 두 아이는 검사를 받고 병명을 진단받았다.
유전병인 근이영양증은 진행성 근육 퇴행병이다. 근육 위축, 근육 쇠약, 근육 섬유 괴사 등이 일어나 점차 걷고 움직이기 힘들어진다. 아직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고 증상이 심해지면서 관절 구축, 척추측만증, 신체 비대칭, 지적장애 등이 동반된다. 내장 근육에도 영향을 미쳐 호흡 곤란, 심정지가 올 수도 있다. 점차 근육이 소실되면서 스무 살을 넘기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초등학교 5학년인 현준은 일반 학교에 다닌다. 일반반 수업과 특수반 수업을 함께 듣는다. 동생 현철은 장애아전담어린이집에 다닌다. 부모님에게 현준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물었다. “밝은 애였는데, 요즘은 대화를 안 해요. 길게 얘기를 안 해요.” 엄마 최영미(35)씨가 말했다. 현준은 기자들이 방문한 날, 잠깐 인사만 나누고 건넌방에 가서 내내 스마트폰 게임을 했다. 이따금 게임이 뜻대로 되지 않는지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다행히 반 아이들이 현준이가 못 움직인다고 괴롭히지는 않는 것 같은데, 친구가 없어요. 여자애들이 가끔 와서 말 붙여주는 것 말고는….” 근육 문제 때문인지 배변 실수를 자주해 학교를 들락거려야 했던 엄마는 그러면서 현준의 학교생활을 들여다보곤 했다. 현준이의 병을 오랫동안 받아들이지 못했던 아빠는 일반 학교에 들어가 아이들과 어울리다보면 친구도 사귀고 병을 이겨낼 힘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2학년 때, 아이가 주저앉으면서 그런 희망도 주저앉았다. 그전까지 현준이는 까치발을 들고 걸었다. 근육이 퇴화하면서 아킬레스건이 짧아졌고, 발뒤꿈치가 들리고 다리뼈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걷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지난해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 현준이는 유독 힘들어했다. 지적장애도 함께 갖고 있는 현준이의 지능은 7살 수준이다. 신체 변화가 급격한 시기가 찾아오면서 현준이는 자기 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집에서 가만히 잘 있다가 갑자기 울부짖는 날도 있었다. “애가 그런 걸 안 느꼈으면 좋겠는데, 점점 힘들어하는 것 같아요. 크면 클수록 마음이 복잡해지니까.” 아빠가 말했다.
현준이가 한동안 눈을 반짝이며 말했던 꿈은 소방관이다. 요즘은 엄마가 “뭐 되고 싶어? 꿈이 뭐야?”라고 물으면 대답을 회피한다. 엄마는 “현준이도 (자기 병에 대해) 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엄마는 울산에서 같은 질병을 앓는 환자를 몇몇 만났는데, 보조인의 도움으로 외출이 가능한 환자 중 중학생 이상인 사람을 본 적이 없다.
현준이는 4학년이 되면서 심장약을 먹기 시작했다. 엄마·아빠는 현준의 몸 상태가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으로 짐작한다. 현준이가 지금 받는 재활치료와 스테로이드제 처방은 근육이 퇴화하는 시간을 조금이나마 늦추고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보전 요법일 뿐이다. 동생 현철과 머리를 맞대고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동생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형인 현준이에게는 살아갈 더 많은 나날이 필요하다.
② 건우의 마음: “내가 잘 지내는 줄 알았어?”부산에 사는 건우(12)도 현준이처럼 일반 초등학교에 다닌다. 7월12일, 집에서 만난 건우는 턱 바로 아래까지 이불을 덮고 있었다. 무척 덥고 습한 날이었다. 근위약증(카무라티엥겔만증후군)을 앓는 건우는 몸에 근육이 많이 없어 온몸이 빼빼 말랐다. 동생 하영(7)이 오빠 다리를 넘으며 깡충깡충 뛰어다니자, “오빠, 다리 아프니까 조심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다리가 많이 아파요?” “네, 허벅지가 아파요.” “학교 다녀왔어요?” “네.” “요즘 학교에서는 뭐 하면서 지내요?” “그냥 놀아요, 게임 같은 거 하면서.” “무슨 게임?” “그냥 살구(공기놀이) 같은 거.” “기말고사 잘 봤다면서요?” “그냥, 중간고사에 비해서는 많이 잘 봤어요.” “중간고사 잘 못 봤어요?” “학교 다니는 중에 제일 못 봤어요.” “얼마나 못 봤는지 물어봐도 돼요?” “안 돼요.” “기말고사는요?” “100점짜리는 없는데, 평균은 다 넘었어요.” “뭘 제일 좋아해요?” “수학하고 사회.” “수학이 좋아요?” “계산해서 푸는 걸 좋아해요.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공부 얘기하니까 싫죠?” “(손으로 얼굴 감싸며) 아뇨.”
건우는 수학과 사회 시간을 가장 좋아하고, 영어 수업은 그저 그렇고, 손 근육 힘을 키우려고 7살 때부터 다녔던 피아노학원은 이제 너무 지루해서 그만두고 싶은 초등학교 6학년 아이다. 스마트폰 게임은 ‘세븐나이츠’를 주로 한다. 친구들은 유행이 지났다며 새로운 게임을 하는데 본인은 3년째 해도 재밌단다. 매일 아침 8시까지 학교에 간다. 집에서 조금 걸어 마을버스를 타고 간다.
건우의 일상은 평범한 초등학교 6학년의 그것과 다름없어 보인다. 하지만 건우는 친구들이 학원에 가고 밖에서 뛰어노는 시간에 재활치료를 받으러 다닌다. 현재 건우의 몸은 엉덩이뼈가 휘어져 몸의 축이 뒤로 빠져 있다. 허벅지 부위 통증이 심하다. 뒤틀린 골반뼈로 인해 대변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새는 바람에 “냄새난다”며 친구들에게 놀림도 많이 받았다.
건우의 병은 한국에 환자가 5명밖에 없는 희귀질병이다. 그중 3명이 건우네 가족이다. 엄마 주경숙(45)씨, 동생 하영이 같은 질병을 앓고 있다. 유전병인 근위약증에 걸리면 근육이 빠지고 뼈가 두꺼워진다. 몸이 뒤틀린다. 눈과 귀의 감각이 서서히 나빠진다. 건우 엄마는 최근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두개골이 두꺼워지면서 뇌를 압박해서 그렇다고 한다.
건우 엄마는 건우에게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본다. 야윈 몸, 뒤뚱거리는 걸음걸이가 똑 닮았다. 코피가 터지면 잘 멈추지 않는다. 7~8살까지는 수시로 입원했다. 건우가 열이 오른다 싶으면 엄마는 바로 짐을 쌌다. 링거에 해열제를 연결해 일주일 내내 맞아야 겨우 열이 떨어졌다. 학교에서 쓰러진 적도 여러 번이다. 몸이 약해 남들은 쉽게 하는 일을 본인은 잘하지 못하니 속상하고 우울했다. 친구를 만들기도 어려웠다. 건우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서야 친구 서넛을 사귀었다.
“엄마, 나 더 살고 싶지가 않아.” 아이는 몸이 지금만큼 악화되기 전인 1학년 때 이런 말을 내뱉었다. 건우는 왕따, 구타, 언어폭력 등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성격이 바뀌었다. 사람들 말을 잘 믿지 못하고 속내를 잘 표현하지 않는다. 가끔 감정이 폭발할 때가 있는데, 언젠가는 울면서 얘기한 적이 있다. “엄마는 몰랐지? 내가 잘 지내는 줄 알았지?”
건우의 병은 아직 치료법이 없지만 적절한 보전 요법을 통해 삶의 질을 회복할 수는 있다.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전신이 틀어져 걷지 못할 수도 있고 뇌에 영향을 미쳐 증세가 어디까지 악화될지 모른다.
③ 효민이의 마음: “나는 아프지 않아요”“집 가서 공부해야 된다고. 오, 제발. 입원만은 안 하게 해줘. 골절은 무슨 골절이야…. 제발 집만 가게 해줘. 간절해.”
지난 6월26일, 기말고사를 하루 앞두고 고1 효민(16)이가 페이스북에 썼다. 친구들은 “괜찮아?” “아프지 말아ㅠㅠ” 등의 댓글을 주렁주렁 달았다.
효민이는 지난 5월부터 기말고사 시험공부를 했다. 거의 매일 새벽 2시까지 했다. 4월 중간고사 때 왼쪽 골반에 생긴 종양 제거술을 하느라 시험을 치르지 못한 터라 더 열심히 준비했다. 그런데 기말고사 3일 전, 학교에서 청소하다가 넘어졌다. 병원에선 ‘골절로 수술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다행히 다시 검사한 뒤 수술하지 않게 돼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효민이는 다발성 골연골종을 앓고 있다. 온몸의 연골 부위에 종양이 생기는 병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병을 발견했다. 이후 종양 제거술을 10차례 했다. 팔다리 곳곳, 종양 제거술을 한 곳에 5~10cm의 수술 자국이 있다. 2013년에는 종양을 제거한 자리에 다시 종양이 생겨 6개월 만에 같은 곳을 또 수술했다.
그래도 사정이 나아졌다. 지난해 12월 오른쪽 골반 종양 제거술에 이어, 올해 4월 왼쪽 골반 종양 제거술을 한 뒤 이제 목발에 의지하지 않고도 걸을 수 있게 됐다. 담당의는 ‘석 달 동안은 목발을 짚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효민이는 반듯하게 걷지 못하더라도 목발 없이 다니려고 애쓴다. “목발을 짚으면 제가 장애가 있는 것처럼 보여서요. 민망해요. 이제 그런 모습 보여주기 싫어요.” 효민이는 “저는 이제 아프지 않아요. 다 나은 것 같아요”라고 자주 말했다. 기말고사 전 넘어진 것도 ‘아프지 않고, 혼자서도 잘 걸을 수 있는 걸 보여주려고’ 한 탓이다.
효민이는 많이 아팠던 중학교 시절을 기억에서 지우고 싶다. “중학교 때는 친구를 많이 못 사귀었어요. 수술을 자주 했고, 학교에 자주 갈 수 없었고….” 고등학교는 일부러 중학교 친구들이 많이 가지 않는 곳으로 선택했다. 고등학교 생활은 “90% 만족한다”. 28명 반친구들 가운데 10명이 무리지어 다닌다. 기말고사 끝나고서는 친구들과 함께 인천 부평에 놀러 가기도 했다.
고등학교 들어와서 제일 힘들었던 때는 지난 4월, 수술 뒤다. 2주 입원 뒤 학교에 돌아가서 당분간은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했다. “제가 휠체어를 타고 다니면 친구들한테 민폐잖아요. 친구들이 밀어줘야 하고, 도와줘야 하고.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너무 힘들었어요.”
효민이의 꿈은 의사다. “아프기 전부터” 꿈이 의사였다. 효민이는 ‘아픔’과 ‘병’으로 인해 꿈이나 다른 것들이 영향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기말고사 성적은 아니다. 효민이의 아버지 홍주희씨는 “병원에서 전신마취 수술을 10차례나 해서, 기억력이 많이 감퇴됐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험에서도 OMR 답안지 기입(마킹) 실수를 많이 했는데, 밀려쓴 것 말고도, 마킹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안 한 것도 많았다. 아버지는 같은 병을 5살 때 발견해 지금까지 12차례 수술받은 동생 형민(13)이의 경우 “팔운동을 위해 피아노학원을 다니는데, 본인은 가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학원에 물어보니 ‘왔다’고 했다. 효민이가 수술을 몇 차례 더 하면 지금보다 기억력이 더 떨어질까봐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효민이는 기말고사 성적을 받아들고 나흘 동안 울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점수가 더 낮았다. 사흘 동안은 혼자 울고, 마지막 날에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숨기지 않고 엉엉 울었다. 효민이는 이번 시험을 망친 이유에 대해 “나 자신을 믿지 못해서”라고 말했다. 여름방학 계획을 세우던 효민이는 공부할 게 너무 많지만 그래도 재밌다고 한다. 아버지는 한 달 뒤 받아야 하는 정기검진에서 딸의 종양이 더 번져 있지 않기를 바란다.
④ 가영이의 마음: “‘내 학교’에 가고 싶다”현준과 건우, 효민이 현재와 고군분투하고 있다면 대구에 사는 가영(8)이는 싸워나가야 할 미래가 아득하다.
가영이는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고열로 병원을 찾았다가 유전자 이상으로 생기는 판코닌 빈혈 진단을 받았다. 이 질병은 암을 불러온다. 만 6살에 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제대혈을 이식했다. 항암 치료 과정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으나 무사히 수술을 마쳤다.
백혈병 진단 전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수혈을 받으며 지냈다. 주치의는 가영이가 몸이 허약하고 면역이 약한 상태니 되도록 집에서 생활하라고 권했다. 판코닌 빈혈은 다지증·소두증 등 다른 증상을 불러오는데, 가영이의 경우 날 때부터 왼손에 손가락이 하나 더 돋아나 있었다. 병원의 외출 자제 권고도 있었지만, 부모는 다지증 때문에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내는 게 꺼려졌다. “요새 아이들이 빠르잖아요. 놀리면 상처받을 수도 있고.”
그때부터 가영이의 세계는 집과 병원이 전부였다. 아침에 일어나 엄마랑 둘이서 밥 먹고, 텔레비전을 본다. 엄마가 집안일을 할 때면 혼자 그림 그리며 놀거나 인형놀이를 한다. 스마트폰 게임을 할 때도 있다. 엄마가 장을 보러 가면 따라나서지 않고 혼자 남아 집을 지킨다. “이게 자기 생활인 거죠.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가영이는 지적 수준은 아무 문제 없지만 나이보다 훨씬 어린 행동을 할 때가 많다. 엄마가 보기엔 서너 살 아기 같다. 사회화가 되지 않은 탓이다.
엄마는 가영이가 앞으로 헤쳐나갈 ‘내일’들이 아이에게 어떤 충격을 줄지 가늠하기 어렵다. 가영이는 또래 아이나 동생을 만나도 늘 언니 혹은 오빠라고 부른다. 또래집단과 관계를 맺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은 학교 가는 언니를 보면서 “가영이도 ‘내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내 학교’는 어린이집의 가영이식 표현이다. 골수 이식을 받고 1년이 지나는 올 10월이 되면 다지증 수술을 할 수 있을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어린이집도 알아볼 예정이다. 가영이는 학령에 맞는 또래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고 고등학교 때까지 내내 ‘나이 많은 언니’로 학교에 다녀야 한다. 엄마는 이런 과정에서 겪을 가영이의 상처나 고달픔이 예상돼 마음이 아프다.
새까만 눈동자가 유독 맑은 아이. 가영이는 관계맺기의 어려움이나 단체생활의 고충을 겪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엄마는, 마음이 한 번도 단단해본 적 없는 아이가 잘 헤쳐나갈지 걱정이다. 가영이는 앞으로의 긴 싸움이 어떨지 모른 채 오늘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새 인형 ‘블루’ ‘듀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부산·울산·대구=신소윤 기자 yoon@hani.co.kr인천=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후원 계좌: 농협중앙회 10573964784416 (예금주 어린이재단)
후원 문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1588-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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