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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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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 동생 불법행위 등 보도에 ‘구독 중단’으로 응답한 순창군

보도자료 제공도 끊고 광고 중단 예고까지… “언론 탄압 중단하라” 응원 광고 쏟아져
등록 2026-07-09 21:11 수정 2026-07-1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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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순창군의 구독 중단 및 보도자료 제공 거부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언론 ‘열린순창’의 사정이 알려지자 응원 광고가 이어지고 있다. 열린순창 2026년 7월8일 5면 갈무리.

전북 순창군의 구독 중단 및 보도자료 제공 거부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언론 ‘열린순창’의 사정이 알려지자 응원 광고가 이어지고 있다. 열린순창 2026년 7월8일 5면 갈무리.


 

전북 순창군이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전후로 최영일 군수(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이자 현직 군수)에 대해 잇단 검증 보도를 했던 풀뿌리 지역신문 ‘열린순창’의 구독을 중단하고 보도자료 제공마저 거부해 ‘비판 언론 재갈 물리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순창군은 “군 행정에 대한 일방적 보도를 일삼고 반론권조차 제대로 보장하지 않은 점에 대한 항의 차원”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전북민언련) 등 언론·시민단체들은 순창군의 행태를 ‘언론탄압’으로 규정하고 대응에 나섰다.

 

선거기사심의위 제소, 번번이 기각당해

 

한겨레21 취재를 종합하면, 순창군은 2026년 7월1일부터 지역신문인 열린순창에 대한 군 차원의 구독을 중단하고 보도자료 제공도 하지 않고 있다. 열린순창은 순창군 내 지역 언론 두 곳 중 하나로, 2010년 창간 뒤 매주 수요일 발행되는 16면짜리 주간지다. 독자의 구독료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대표와 편집국장을 포함해 5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언론사다.

열린순창 쪽은 순창군의 이번 조처가 최영일 군수를 검증한 보도에 대한 보복이라고 의심한다. 열린순창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 군수에 대해 잇단 검증 보도를 했다. ‘최영일 군수 친동생, 쌍치 방산 하천부지 불법·무단 사용’(3월4일 1면), ‘최영일 군수 친동생, 불법 시인’(3월11일 1면), ‘최영일 군수 동생, 소나무 40여 그루 불법 반출’(3월18일 1면), ‘최영일 군수, 2022년 군수 선거 펀드 미상환 논란 확산’(3월18일 1면), ‘군민 25명, 최영일 군수 후보 고발’(5월20일 1면) 등의 보도였다.

최 군수 쪽은 재선 직후인 6월10일 앞의 기사를 포함해 선거 기간 보도된 의혹 제기 기사 등 11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 선거기사심의위원회(선심위)에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선심위는 6월26일 1차 기각 결정을 내렸다. 최 군수 쪽이 재심까지 요청했으나 7월3일 최종 기각 결정을 했다. 선심위는 원심 결정문에서 ‘공직자의 도덕성, 청렴성에 대해서는 국민과 정당의 감시 기능이 필요함에 비춰볼 때, 의혹 제기는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 아닌 한 쉽게 책임을 추궁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이 사건의 경우, 당시 현직 군수였던 시정 요구인(최영일) 및 특수 관계인과 관련한 검증성 보도라는 점에서 단순 후보자와 관련한 기사보다 그 영역을 더 넓게 볼 여지가 있고, 대체로 시정 요구인의 반론 내지 해명문이 반영된 점, 기사 배치나 기고문 상 나타난 의견 표현과 수위가 공정성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심 결정문에서도 “기사로 인해 상대 후보의 득표율이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높아졌다는 시정 요구인의 주장 등은 그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언론의 자유와 감시 기능을 고려할 때, 열린순창의 보도가 정당성과 균형감을 잃었다고 볼 수 없다는 결정인 셈이다.

최영일 순창군수. 순창군청 누리집 갈무리

최영일 순창군수. 순창군청 누리집 갈무리


 

군수가 아니라 공보팀장 권한으로 중단?

 

하지만 6월29일 순창군 공보팀장은 최육상 열린순창 편집국장을 찾아가 “열린순창에 대한 군 차원의 구독과 보도자료 제공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구두 통보를 했다. 최 국장은 “군 본청과 산하기관, 면 행정복지센터 등에 들어가는 유료부수가 총 100부가 좀 넘는데, 구독료를 순창군이 대납한다. 이걸 7월1일부로 해지했다”며 “향후 군에서 집행하는 광고도 끊길 수 있다. 최 군수 비판보도에 대한 보복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정욱 순창군 기획예산실 공보팀장은 “예를 들어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후 (다른 예산 조정을 싸고) 주민 갈등이 많았을 때도 일방적으로 군에 비판적인 단체의 주장만 실었고, 공립형 기숙학원인 옥천인재숙 사생수칙 인권침해 논란 보도 때도 군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등 일방적 보도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양 팀장은 이어 “공무원들이 팩트체크가 제대로 안 된 보도에 힘들어해 공보팀장 권한으로 구독 중단 및 보도자료 제공 거부 결정을 했고, 군수님께 결재를 받았다. 취재 편의상 군이 제공해온 걸 중단한 것이 왜 문제가 되느냐. 선거 기간 중 군수님에 대한 보도와는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처를 하기 전, 군 행정 관련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를 통한 반론·정정보도 요구 절차를 밟았느냐는 물음에 양 팀장은 “지금까지는 한 적 없다”고 답했다. 양 팀장은 이어 “(공무원) 노조 등의 의견도 물어놓은 상태다. 6월까진 군 광고를 예정한 대로 집행했지만, 7월부터는 광고 상황 역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군수는 한겨레21의 수차례 전화와 문자에 답하지 않고 공보팀을 통해 “개인 일정 탓에 통화가 어렵다. 공보팀장 통화로 입장을 갈음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언론·시민단체들은 이번 순창군의 조처를 전형적인 ‘비판 언론 겁박용’이라고 지적한다.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은 “군수에 대한 검증 보도가 구독 및 보도자료 제공 중단 사태의 원인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군 예산인 구독료를 군수 개인의 보복용으로 이용하는 것밖에 안 된다”며 “언론중재 신청조차 하지 않고 구독 중단과 보도자료 제공 거부부터 하는 것은 보도에 대응하는 체계적인 매뉴얼조차 없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전북 순창 지역신문 ‘열린순창’은 순창군의 구독중단 및 보도자료 제공 중단에 따라 2026년 7월8일자부터 기존 16면에서 12면으로 감면 발행하고 있다. 열린순창 갈무리

전북 순창 지역신문 ‘열린순창’은 순창군의 구독중단 및 보도자료 제공 중단에 따라 2026년 7월8일자부터 기존 16면에서 12면으로 감면 발행하고 있다. 열린순창 갈무리


 

“‘열린순창’은 가진 자 독선·독단 맞서는 언론”

 

한편, 순창군민 25명이 최 군수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고발한 사건의 수사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최 군수의 친형이 순창경찰서 경감으로 근무하는 것이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고발인 대표 이선형씨는 “5월 말께 고발인 조사를 받았는데, 이후 피고발인 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선거가 끝난 뒤 담당 수사관이 ‘해당 사안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하려는데 동의하느냐’는 취지의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지홍 순창경찰서 수사과장은 “피고발인 조사는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며, 담당 수사관 전화는 고발인의 오해다. ‘증거 없이 추측만으로 고발한 건이 많으니 변호사와 상의해 증거가 있으면 제출하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최 군수의 친형은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미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열린순창은 군의 보도자료 제공 거부의 여파와 구독 중단에 따른 비용 문제로 7월8일자부터 기존 16면이 아닌 12면으로 감면 발행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언론탄압 중단하라’ ‘순창군 대안언론 군민이 지켜내자’는 등의 응원을 담은 후원 광고도 쏟아지고 있다. 최 국장은 “열린순창 누리집 소개란을 보면 ‘지역 주민을 모든 일의 중심이 되게 하는 풀뿌리 언론, 힘 있는 자, 가진 자의 독선과 독단에 휘둘리지 않는 바른 지역 언론의 이름’이라고 돼 있다. 이 정신을 끝까지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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